산동백꽃
왜
가슴이 아려오는지 모르겠어
너를 보면.
가난한 영혼
깊은 골
호올로 서
첫사랑을 닮아
보일 듯 말 듯한 미소 머금은
기다림.
기다림은
행복한
일
더구나
누군가 기다림은
숨가쁜 일이고말고.
사고가 사고를
죽음이
죽음을 덮는
하
수상한
이천 십 년 요즘
시끄러운 소문일랑
그곳에 두고
너는
발가벗은 꽃으로
내게 와
한밤
호롱불 같은 알싸한 신음(呻吟)으로
나를 안는다.
- 시작노트 -
산동백의 정식 명은 생강나무이다.
나무껍질을 씹으면 생강 맛이 난다고 해 ‘생강나무’라 불리는 이 나무는 강원도에선 동백기름 대신
생강나무기름을 씀에 따라 ‘동백’으도 부른다.
세상 여기저기
사고가 사고를 덮고
죽음이 죽음을 덮는 요즘
진실을 감추려 발버둥치는 꼴을 보며 허무를
또
실감하며.
호젓한 산길 아직 벗은 나무사이에 숨어 핀
산동백꽃을 보니
문득
가슴이 아려오는 슬픔을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