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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가을 추억

 

 

가을 추억

 

이제

돋보기를 써야  글씨가 보이고

반짝이던 머리칼에

서리도 내려

 

기억이

자꾸 도망을 가려는데

 

한 번쯤

다시

만나야 하는 인연이 있지.

 

한밤중

뜬금없이

천둥번개는 치고

 

가을비

가난한 가슴에 내려

 

낮에 본

안간힘 쓰던 단풍잎

걱정되는데.

 

딱 40년 전

동구릉,

 

소년은

떨리는 가슴을 감추고

 

수줍어하는

단발머리 소녀의 손을 잡고

걸었었지.

 

잊었던

어머니 젖 내가 났고

 

단발머리를

바람이 흩날리면

대소(大笑)하며 손뼉 치던 단풍잎

 

코스모스는 좋아라

춤을 추었지.

 

해질 녘

망우리 고개를 넘는

버스에

꿈같이

함께 앉아 돌아오던 길

 

노을같은

기억.

 

서른 후반에

강남 무슨 백화점 커피숖에서

한 번

만났지 

 

그녀의

시댁이 내 고향 옆이라 했는데

 

잊어 버렸을까.

 

아프지 말아야 하는데

......

 

내 마음은

가을 단풍잎

 

낙엽은

추억.

 

이 가을

혼자

걷는다는 것

 

아,

몹쓸 아픔이다.

 

 

-시작노트-

2009.10.16. 동구릉을 다녀와서

소주 한 잔으로 추억을 마시고 주막을 나서니

가을비가 내리고

밤새

천둥번개가 가슴을 아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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