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後悔)
나
그곳에 노 저어 가고 싶어
저만치 앉아
이슬만 받아 마시는
백합화가 피어
아픈 기억에
꺼억꺼억 울 수 없어
속울음 울고
초승달
바다에 빠질까 봐
고적에 놀라는
상처입은 마음 달래 줄
향기
머무는 곳.
가다가 힘들면
술 잔에
스멀스멀 기어나오는 한탄을 모아
마시고
파도같은 분노는
담배 연기처럼
삭히며.
인생길은
꽃마차 타고 가는 꿈의 길
아닌
고통과 시련의 무거운 짐 지고
누구나
허덕이며 가는 길.
함께 있을 때
더 아끼고 감싸줄 것을
그대
내 손 놓고
저 만치 돌아 앉아 있는 지금에야
알아.
나
그곳에 가고 싶어
그곳은
거짓도 배신도 없겠드만
그곳은
눈물도 아픔도 없겠드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