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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풍경(風磬)

 

풍경(風磬)

 

고해(苦海)를 떠난 물고기는

혼자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바보.

 

간혹

실바람이 간지럼 태우고

따스한 햇살이 애무하면

아닌 듯

떨림

 

해 지고

계곡 따라 스멀스멀

외로움 밀려오면

 

인연에 흔들리지 않으려고

두 손 합장해도

어쩔 수 없이 우는 바보.

 

한두 번 울었다면 눈물이야 남겠지만

이젠

눈물마저 말라

 

집착의 사슬 끊어

허공 

날고 싶어도

 

땡그랑 땡그랑

메달려 

하늘만 바라만 보는 

바보.

 

- 시작노트 -

 

엊그제 5월2일이 석가탄신일

남들은 공휴일이지만

요즘

젊은이들이 일자리 없어 남아도는데 나이 들었다고

행여

쫓겨날까 봐 침을 삼키며 군소리없이

나와 동료들은 비를 맞으며 근무를 했다.

이렇게 울적한 날,

어딘가 훌쩍 떠나지도 못하고 사슬에 메어 비를 맞으며

근무하는

자신이 처량한 바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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