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산다는 것은 부대끼는 것이다.
생성하여 소멸되고
있다가도 없음이다.
평생 두 눈 감고 정좌 하여 묵언 수행 하는 바위도
아무도 없는 밤이면 자신의 탐욕을 가슴치며
후회하고,
사시사철
늘 푸른 소나무도 가을 바람이 스치면
사락사락 흔들리며 소리죽여 울더라.
인연도
비에 젖고 바람에 부대끼며 열리지 않은 밤
그리움 앓으면서 여물어 가고,
동짓달 그믐 사리에 바삐왔다 꺼져가는
바닷물처럼
스스로 되는 것 아무것도 없나니
인간에게는
무엇이든 선택의 자유가 있으며
산다는 것은
그 선택의
바라는 것을 향해 걸어가는 과정이다.
-시작노트-
밀물과썰물 밝음과어둠생성과소멸
그리고 행위와생각
모두는 부대끼며 변화한다.
사랑도 미움도 나로 인해 생성되고
또 그렇게 소멸 되어간다.
사람이 바라는 것이 없다는 진정 사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 과정은 각자의 체험이다.
겨울 소나무숲을 걷다 보니 서걱거리는 솔잎들의 울음소리가
슬프게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