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사람아!
자신의 산물을 다 털어낸 나목처럼
비우고 또 비우려 해도
나는
도무지 비울 수 없는 것 하나 있습니다.
꽃잎 지던 밤도 낙엽 지던 밤에도
시도 때도 없이 떠오르던 사람
바로
당신이랍니다.
오늘처럼 눈 내리는 밤은
지중해
푸른 바닷속
가시 세운 성게를 가슴에 안은 듯
더욱
가슴만 아파져옵니다.
아주 오래된 것 같으나
아직도
생생한 당신.
내 사랑하는 사람아!
밤새
내리는 눈 소리
함께
듣게
오세요.
동짓달 긴 긴 밤도
한 조각 초승달로 생성하여
만월을 이루듯
그렇게
보고 싶은 사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