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해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벗어 버리고
겨울 해는
알몸으로 바다에 쑤욱 빠져 버렸다.
날 때 알몸이 듯
질 때도 알몸이었다.
아무도 슬퍼하지 않았다.
다만,
철없는 고깃배가
만선을 못했다고 불평을 했다.
알몸으로 나
알몸으로 살지 못하고
우리는
어둠으로 숨어
벌거벗은 겨울 해를 조롱하고
시기하고
질투하며
가식의 불빛에 취해 밤새 쏘다니는 탐욕의 들개들처럼
비틀거리다 쓰러진
그 위에
눈이 내린다.
그 겨울 해
지금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