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落花)
밤 사이 무슨 일 있었는지
비명도 없이
떨어진 꽃잎.
숭악한 날도
천 년 만 년 살 것 처럼
허리 꼬더니
지난 밤 무슨 몹쓸 꿈 꾸다
땅위에
뚝 뚝 혼절하고 말았는가.
어느 날
바람에 흩날릴 줄 모르는 것이
삶이며
아름다운 것은
가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뒷 모습이라는데
낙화를 받으면 바라는 사랑 이뤄진다기에
이 나이에
풋풋한 사랑 다시 있을까만
그 질긴 배롱나무 꽃잎 지는 새벽에
아무도 몰래
그 꽃잎 받아 보려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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