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툰 자작詩

비 내리는 날은 기차를 타고

 

비 내리는 날은 기차를 타고.

 

비 내리는 날은 경의선 기차 타고

임진각 서서

더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저 편을 바라보며

쓰디쓴

커피 한 잔 마시고 싶다.

 

바람이 

구름이 

새들이

어떻게 오가는 지 보게.

 

휴전선

이름만 들어도 눈물이 난다.

 

두고 온 고향 보고픈 인연도 없는데

생각만 해도

아, 휴전선

내 마음엔 비가 내린다.

 

한 갑자(甲子) 되도록

오가는 길 막아선 보이지 않는 철조망

그 틈새로

바람과

구름과

새들은 멋대로 넘나드는데

 

언제쯤

시원스럽게 우리 오갈 수 있을까

한라에서

두만강 건너 런던까지라도 철마는 달리고 싶어

비 되어 내리는데. 

 

비 내리는 날은 경원선 기차를 타고

신탄리 역에 가서

저편에도 가을이 오는지 기웃거리며

홀짝 홀짝

소주 한 잔  마시고 싶다.

 

바람과

구름과

새들이

어떻게 오가는지 보게.


'서툰 자작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낙화(落花)  (0) 2007.09.21
보스포로스 다리에서  (0) 2007.09.17
수석(水石)  (0) 2007.09.08
가을비(秋雨)  (0) 2007.09.04
옥잠화(玉簪花)  (0) 2007.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