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秋雨)
朝夕間 서늘한 바람이 마실 왔다 간다.
겨울이 봄에게
가을이 올거라고 얘기 했었는데
가마솥 더위에 잊었단다.
사실
가을은
여름 치마 속에 숨어 있었는데
다만
천둥 번개에 놀라 잠시 잊고 있었을 뿐이란다.
발가벗은 삭신위에
스멀 스멀
뜨거운 입김이
풀죽은 젖꼭지를 애무 한다.
지겹게 울어대던 매미들은 어디로 갔을까
걱정도 없다.
더위는 또 어디로 가서 무슨 심술을 부릴까
걱정도 없다.
그러나
뜻밖에도 지하철 안에 매미들이 모여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옆에 누가 있든 없든 상관않고
맴맴
아우성이다.
배려했던 추억들이
빗방울 되어 그리움으로 내린다.
올 가을은
또
얼마나 콧잔등 시리는
가슴앓이를 하여야 할까.
- 시작노트 -
올 여름처럼 비 많이 내린 해도 별로 기억이 없다.
그러나
계절의 변화에 여름도 떠날 차비를 하고 매미들의 울음소리도
사라지고 있다.
그런데
지하철을 탔더니 여기저기서 전화기를 들고 옆 사람은 배려치 않고
비겁하게 악다구를 쓴다.
매미들이 어디로 갔나 궁금하지도 않았는데
정말 비겁하게 악다구를 쓰면서 그 곳에 있었다.
왜
우리는 남을 배려하지 못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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