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牛馬처럼 걷는 경기 여행

(경기 동두천) 소요산과 자재암

소요산과 자재암

 

1980년까지만 해도 가끔 친구들과 기차 타고 놀러오곤 했었는데

실로 오랫만에 찾아 온 소요산이다.

 

           소요산은

           동두천시 소요동에 있으며 한수 이북 최고의 명산, 또는 경기의 소금강 등으로 불린다.

           서울에서 44km, 동두천 시청에서 동북쪽으로 약 5km의 거리에 있는 소요산 (587m) 은

           해발은 낮아도 수목과 폭포, 봉우리가 줄지어 있다.

           소요산에는 곳곳에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이야기가 스며 있다. 
           요석공주가 머물렀다는 별궁터와 원효가 수도했다는 원효대도 있고 정상인 의상대 옆에 있는

           공주봉(원효가 요석공주를 두고 지은 이름)도 있다.


           산 중턱의 '자재암'은 원효대사가 도를 깨친 곳으로 원효가 요석공주와 인연이 있은 후 심
           산유곡인 이곳을 찾아와 수행하다가 절을 지었다고 한다.  수행 도중 관세음보살과 친견하
           여 자재무애의 수행을 쌓았다하여 자재암이라 했다고 한다.  자재암 주변엔 아담한 물줄기
           의 폭포가 널려 있다.  원효폭포, 옥류폭포, 청량폭포, 선녀탕 주변엔  여름철마다 피서객
           들로 북적댄다. 자연석굴인 나한전과 산중턱의 금송굴도 신비롭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던 혼란한 시기에 생존하였던 원효 (元曉 617-686) 는 의상과 더불어
           당나라에 유학하려 두차례(34세, 650년 및 45세, 661년) 나 시도하였으나 자신의 마음밖에
           따로 법이 없음을 깨닫고 혼자 되돌아와 보편적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왕성한 저술,
           선교활동을 펴,그 사변력, 통찰력과 문장력에 대한 명성이 항간에 자자하였다.  그는 광대
           들이나 쓰는 무애박을 치고, 무애가를 부르며, 무애춤을 추며, 광대, 백정, 기생, 시정잡
           배,  몽매하고 늙은사람들 사이를 방방곡곡 떠돌며 춤추고 노래하며 술마시고 거문고를 켜
           며 무수한 대중에게 불법을 전하였다. 코흘리개 아이까지도 부처에 대해알게 되었다.

           김춘추의 둘째누이인 요석공주(瑤石公主)는 첫남편을 백제전투에서 잃고 홀로 되었는데 불
           심이 깊었던 공주는 인격이 고매하고 화랑시절 백제전투에도 참가했던 원효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원효는  667년 문무왕 7년경(51세) 부왕인 태종무열왕의 과부공주인 요
           석과 만나 얼마후 설총을 낳고 이후 스스로 소성거사(小性居士, 小姓居士) 라 하며 무애의
           보살행을 행하였다 한다.

           결혼전 원효는 거리에서 다음과 같이 외쳤다고 한다. "누가 자루빠진 도끼를 주겠는가? 내
           가 하늘을 떠받칠 기둥을 깎으리라." 

           이를 귀부인을 얻어 어진 아들을 낳고 싶다는 원효의 결혼에의 관심으로 보는 견해도 많지
           만 새 시대의 지평을 열어보이리라는 사상사의 선언으로 보는 견해가 더 우세하다.
           소요산에 가면 원효가 과연 어떤 생각을 했는지를 알수 있는 자취가 여기저기에 남아 있다.

          "높은 산 불끈 솟은 바위는 지혜로운 이가 들 곳이요,(원효대)
           푸른 소나무 깊은 골은 수행자가 깃들 곳이니라.(자재암)"

          "주리면 나무열매를 먹어서 주린 창자를 달랠 것이요,(소요산)
           목이 타면 흐르는 물을 마셔 그 갈증을 식힐 것이니라.(원효폭포)"

          "메아리가 울리는 바위굴을 염불하는 법당으로 삼고,(나한전-굴)
           슬피우는 기러기를 기쁘게 마음의 벗으로 삼을 것이니라."
          
           자재암은 신라 선덕여왕 14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한 고찰로 조선세조 10년에 간행된 반야바
           라밀다 심경약소 언해본이 완벽하게 발견되어 보물 1211호로 지정되어 보관되어 있는 것으
           로도 유명하다. 의상대는 소요산  정상에 있는  봉우리로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있어 가을
           단풍과 겨울 설경이 장관이다.

           소요산은 소요산역이 있는 소요동이 산행의 들머리가 된다. 입구에서 중간의 주차장과 상
           가를 지나  그저 평탄한 길을 따라 가다보면 '소요산 자재암' 이라 쓰인 현판을 단 일주문
           에 들어서게 된다.  여기서 조금 오르면 기암 절벽 사이로  떨어지는  원효폭포가 있고 그
           폭포아래 속리교라는 다리가 있다. 여기서 두 갈래 길이 나타나는데, 오른쪽으로  난 계곡
           길을 따라 오르면 남쪽 능선 위, 소요산의 정상인 의상대(587m)로 바로 오르게 된다.
           속리교를 지나  왼쪽의 난간으로 난 길을 계속 오르면  절벽을 이룬바위가 나타난다. 원효
           대사가 수도 한 곳이라는 전설이 서려있어 원효대라는 이름이 붙었다. 양쪽으로 치솟은 암
           벽 사이의 숲길을 오르면 곧 세심교에 다다른다. 이곳에서 백운암 돌담 옆을 지나면 곧 자
           재암에 닿는다. 자재암 옆에는 나한전이라고 불리는 자그마한 굴이 있는데, 여기에는 아주
           맛있는 물이 솟아나온다.(원효샘물)이 물은 최고의 차맛을 내기로 유명하여 이곳은 예로부
           터 시인묵객들의 담론과 산책을 유도한 우리나라 차문화의 산실이다. 그 옆에는 높이 20여
           미터의 청량폭포가 있고  청량폭포를 지나면 중백운대로 이어지는 능선길과 계곡으로 계속
           되는 두 갈래 길이 나타난다.
           중백운대로 오르는 길은 가파른 암릉길이다.  중백운대에서 상백운대 (535m) 로 가는 길은
           경사가 완만한 밋밋한 길이지만 능선 남쪽은 가파른 벼랑을 이루고 있다. 상백운대에서 선
           녀탕이 있는 계곡으로 바로 내려갈 수도 있고 아니면 나한대를 거쳐 정상인 의상대까지 간
           후 원효폭포 쪽으로 하산할 수도 있다.  또한 의상대로 이어지는 능선 곳곳에 계곡 쪽으로
           난 하산길이 있다. 이쪽 능선에서의 하산길들은 경사가 급한 편이지만 위험하지는 않다.
           

 

 

오늘 산행 코스는 제 5경로

 

자재암 찾아가는 길 양쪽에는 단풍 숲길

 

 

자재암 일주문

속리교

원효폭포와 동굴

 

 

원효폭포에서 자재암 오르는 길

원효대

 

부도

백련암

 

자재암 전경

 

대웅전

 

자연석굴 나한전

자재암 앞에 떨어지는 청량폭포

자재암 옥류봉(옥로봉)

나한전 앞 원효 약수

자재암에서 하백운대 오르는 길이 모두 이렇게 O같은 힘든  코스다.

깔딱고개 정말 땀흘리며 30여분을 올라왔다.

 

중백운대에서 바라본 나한대, 의상대 저멀리 공주봉

중백운대에서 상백운대 오르는 길

용기

 

세월 

 

공룡의 등 같은 칼바위 지대를 지나며

 

오르고 또 올라 나한대에 도착

나한대에서 멀리 도봉산과 북한산을 Zoom-up

북쪽을 향해 한 컷

소요산 정상 = 의상대(587m)

의상대 이정표 - 공주봉을 향해 전진

의상대에서 공주봉 향해 내려가는 계단

공주봉 오르는 길 (허술한 안전로프 쇠말뚝=부실공사의 서글픔을 느끼며) 

수락산과 도봉, 북한산이  아스라히 보인다.

동두천 시내와 멀리 좌 수락산과 도봉 북한산을 배경

공주봉에서 간식을 먹다.

동두천의 절반은 미군부대

공주봉 하산 길에 의상대를 바라봄.

右 칼바위 中 상백운대 左 중백운대와 하백운대

공주봉에서 자재암 내려오는 길

어우러진 삶

허무

질곡

자재암에서 공주봉 오르는 이정표

고행

포옹

창세

사랑을 나누는 나무 두 그루(원효폭포)

귀가길 옆 조각품(명: 고향 이야기)

단풍나무 숲길.

 

- 여행 후기 -

 

1980년 이후 정말 오랫만에 찾아온 소요산이다.

어스름한 추억이 깃든 소요산.

인천 동암역에서 지하철로 약 2시간 30분

지루할 수 있지만

청량리역을 지나면 북한산과 도봉산 그리고 수락산을 볼 수 있고 의정부를 지나면

농촌을 볼 수 있어 그다지 지루하지 않다.

 

1980년 까지만 해도

원효폭포 근처까지 상점들이 즐비하여 공기도 나쁘고 여간 불편하지 않았는데

이젠

정리가 잘 되어 단풍나무 숲길이 보기도 좋고 공기도 참 맑았다.

 

입장료 2,000원

 

원효폭포

옛날과 변함없이 물은 떨어져 내리고 그 옆에 동굴도 그대로인데

나는

반백 중년이 되었다.

 

자재암의 원효약수를 마시고 하백운봉을 오르는 길은 그야말로 깔딱 깔딱 숨 넘어간다.

긴바지를 벗고 반바지를 입으니 한결 시원하다.

그러나

하백운봉에서 중백운봉 상백운봉을 지나 칼바위 지대는 마치 공룡의 등을 닮은 바위들이

칼 처럼 솟아있어 특이하나 평범한 등산로이다.

나한대 오르는 길이 힘 든 마지막 오름 길이다.

나한대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는 맛도 기막히다. 동서남북 사방을 둘러보며 산세를 감상할 수 있어

좋았으며

소요산 정상 의상봉(587m)은 암봉으로 그 기상은 의연하기 그지없다.

 

확실히 여기는 전방이 틀림없다.

이따금 들리는 포성

그리고

하늘과 대지를 흔드는 전투기의 굉음.

 

의상봉에서 공주봉까지는 평범한 등산로 공주봉 정상은 잘 정비하여 넓은 휴식공간이 있어

단체 등산객들이 많이 쉬어간다.

공주봉에서 내려다 본 동두천은 거의 미군부대. 해방 후 벌써 60년이 더 지났건만 아직도

우리는 미군의 지원을 받아 국방을 지킨다니 자주국방 시대는 언제쯤 오려나.

부질없는 걱정인가?

저 멀리 도봉산과 북한산 그리고 수락산이 멋지게 서울을 지키고 있는데......

 

약 4시간 걸려 종주하여 다시 원효폭포로 돌아왔다. 내려오는 계곡에서 땀에 절은 얼굴과 몸을

물수건으로 닦으니 피곤함이 가신다.

오랫만의 산행이라 무릎이 뜨겁다.

체중을 줄여야 함을 산행 때 마다 느끼지만......

소요산 역에서

18:00 출발하는 인천행 전철을 타고 20:30 동암역에 내려 근처 생맥주집에 들러

연거푸 시원한 생맥주를 두 잔 들이키니 배도 부르고 오늘 하루 피곤함이 사라진다.

 

올 가을

정 있는 사람들과 소요산 산행을 하리라 마음 먹고

소요산 산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