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오뉴월 뙤약빛
동자승 볼
빛.
어릴 적
보리타작 하던
날
산모퉁이
삿갓 샘에 빠진
너를
한 입
베어
무는 소리는
굴곡진 영혼을
곱게 펴는
노래였고
이빨 자욱 속살은
코끝 찡한
그리움이었다.
이제는
검은 구름이 하늘
가리는
고독과
한순간
마음 편할 날 없는
번뇌로
찌들어
향기롭지 못한
중년.
올해도
너는
다름없을 걸
나는
시리게 고운 너를 소유했던
추억에 잠긴다.
산바람 몰고
부산히
걸어가는
빈 바랑 멘
여승
두 볼에도
복숭아
너는
익어가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