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때 아프지 않은 것 있던가.
질 때 아프지 않은 것 있던가.
꽃잎 한 번 날리지 못하고 온 몸 상처 입고
통째로 툭 떨어지는
동백도.
눈부시게 고운 노란 민들레도
질 때는
빛바랜 머리칼 날리며 사라진다.
작열하는 태양도 질 땐
가슴 찡한
노을을 남기고
달도 차면 아프게 기울지 않던가.
하물며
백년도 못 사는 사람이 본향 찾아갈 때는
더욱
서럽지.
누가 누구를 추하다 하며
또
무엇을 흉하다 하겠는가.
생명있는 것은
모두
질 때는 쪼글쪼글 슬프게 진다.
그러나,
하느님은
꽃 피워 덧없이 지게 하지 않으시고
진 자리에
유익하고 귀한
열매를 맺게 하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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