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그믐 밤
새벽
어머니 샘물 길으실 때
솜바지
저고리
벙거지 쓰고
코 훌쩍거리던 빡빡머리 아들.
바람이 언살을 꼬집고 가는
돌다리 서서
남녘 하늘
나란히 손잡고 반짝이는
별 세 개
가슴에 담았습니다.
이젠
어머니 팔순 넘어 지팡이 의지하시고
아들은
어느새
반백 중년 되었는데
아직도
삶의 노예가 되어 설날이 내일인데 고향 가지 못하고
천 리 타관에서
삼태성을 바라보며
어머니,
내년에는 꼭 찾아 뵐 터이니
큰절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