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기도
사람아!
푸른 물결 넘실대며
햇살 따갑게
내리는
너른 들로
손잡고
가자.
흰 구름 자울대며 강 위를 흐르고
바람의
콘서트
가을 들판으로
발맞춰
가자.
사람아!
귀뚜리 울음에 잠 설쳐
충혈된 눈을
감고
아침 안개 산허리
두른
강물 따라
가을 들판으로 우리
웃으며
가자.
우리 거기 가서
여태
우리가 하지 못했던 일 해 보자.
솔잎 곰삭은
산길 따라
하늘 닿은 선경(仙境)으로 가자.
날으는 새 바라 보며
가지 못할
곳이라던
끝없는
푸른
하늘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우리
손잡고 발맞춰 가자.
하여,
황혼에
경건히 두 손 모아
무릎 꿇고
오늘 있음과 우리가 있음을
진실로
감사드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