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백일홍-1
대지의 영혼 받아
긴 세월
든든히 박고
창공의 기운 받아
모진 시련
견디어
하이얀 젖가슴은
봉긋
솟고
미끈한 속살엔
아릿한
설움 배었다.
삭풍 같은 시어머니
삼복 같은
시누이
더는 못 살겠다고
백릿길
걸어
새벽
사립문 들어서던
분홍 저고리
너를 볼 때마다
누님 생각
난다.
*** 시작 노트 ***
목 백일홍 피어있는 간이역.
정 있는 사람과 목 백일홍 아래 벤치에 앉아
바람처럼 왔다가는 기차를 바라보며
얘기하고 싶다.
언제부터인지
그 꽃을 보면 누님이 생각나는 것은....
어렸을 적
순천 송광사 대웅전 앞에 있는 목 백일홍 밑둥을 살살 긁어주면
가지 끝이 간지럽다고며 꿈틀대던 기억이 있습니다.
목 백일홍은 백 일동안 꽃이 피어있는 것 아니라
꽃이 피고지면 옆에 꽃이 피어나기를 거듭하기에 꽃이 백 일동안 피어있는 것 처럼 보인다고 합니다.
중국이 원산지.
꽃말은 "떠나간 벗을 그리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