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정원(庭園)
겨울이 다 갈 즈음
홀로 앉은
벤치에
웃으며 다가와
내 곁에 앉던 사람이
보이지 않습니다.
밤새 두견이 울며
영산홍 질 때
홀로 있기 슬프다며 머물던 사람
눈 부시게 고운 치아 보이며
비 내리는 날
젖은 어깨 내게 묻으며
보고싶어 왔다던
사람이
보이지 않습니다.
아직
이름 모를 철새가 쉬어 가는
벤치엔
시나브로
잊혀질 줄 알았던 사람이
비를 내리고
번개처럼 찾아드는 그리움이
반백 중년의 마음을
흔들어 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