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과 비
비 내리는 날
우산 없이 서 있는 여인이
안타깝다.
비 내리는 밤
고개 숙인 여인은 더욱
애처롭다.
이유있는 고통속에 사는
사람
몇이나 될까.
비 맞는
가로등처럼
나도
입도
눈도 벌리고
귀도
코도 벌리어
탐욕의 곪은
내음
씻어내고
번뇌 지우려
발가벗고
비 젖고 싶다.
어둠의
가로등
아래는
비와 후미진 날의 기억이
꾸역꾸역
모인다.
기억은
아픔이란 이름을
달고
후미진 기억의 눈물로
비가
내린다.
가로등처럼
비
맞으련다.
나도
가로등을 적시는 비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