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虛無)
가을 바람 처럼
냉정 잃은
방황
눈물을 숨기니
하늘은
비를 내립니다.
처진 어깨 아래
찌든
영혼
암코양이 발톱처럼 감추고
가만가만
자라온 그리움이
저~
심연의 한가닥 빛으로
다가와
화산처럼
터 질 것 같은
환희와
불타는
정열의
기쁨이
여름
소낙비 처럼 오리라
믿었는데.
바다에 내린
황혼 보다
더 깊은 사랑이
그 사람 속에도
자리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허기진 내 영혼에
차마
가을 비가 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