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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짧은 가출

 

짧은 가출(家出)

 

갈 곳 정하지 않고 집을 나왔어

고정된 생각의

한계

 

겹입혀 혼란스런 

영상을

훌훌 털어버리고 싶어.

 

힘없는 햇살

차창에

스러지는 아쉬움 잡고

 

어둠 질퍽이는

낯 선 종점에

기차는 내리고.

 

1. 나그네 유혹하는 빨간 네온.

    술 내음

    짙게 익은 주막에 들러

    막힌 가슴을 열고

    힘없는 웃음 던져 버렸어

    비 내리는

    어느 기차역 종점에서.

 

2. 바다를 찾았어.

    모래도 밟아보고

    모진 파도에

    암벽의 멍들은  흔적도 보았어.

    변화란

    겉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안의 거듭남이었어.

 

3. 비내리는 산장에서.

    동동주 한사발

    감자전 하나로 이별주 마시고.

    골짜기 구석 구석

    핥고 지나는 맑은 물위에

    가슴속 잔재들을

    송두리째 띄워 보냈어.

 

터질것 같은 처녀 가슴처럼

하늘은

푸르게 영그는데

지난밤 술 친구가 생각이 났어.

 

마음에 들지 않았어

마음 들지는 않았어도

이해 하려고 해

이해 하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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