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名詩 감상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 신석정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신석정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깊은 삼림대(森林帶)를 끼고 돌면 고요한 호수(湖水)에 힌 물새 날고
좁은 들길에 야장미(野薔薇) 열매 붉어 멀리 노루 새끼 마음 놓고 뛰어다니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그 나라에 가실 때에는 부디 잊지 마서요
나와 가치 그 나라에 가서 비둘기를 키웁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산(山) 비탈 넌즈시 타고 내려오면 양지밭에 힌 염소 한가히 풀 뜯고
길 솟는 옥수수밭에 해는 저물어 저물어 먼 바다 물소리 구슬피 들려오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어머니 부디 잊지 마서요
그때 우리는 어린 양(羊)을 몰고 돌아옵니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오월(五月) 하늘에 비둘기 멀리 날고 오늘처럼 촐촐히 비가 나리면
꿩 소리도 유난히 한가롭게 들리리다 서리가마귀 높이 날어 산국화 더욱 곱고
노란 은행잎이 한들한들 푸른 하늘에 날리는
가을이면 어머니!

그 나라에서 양지밭 과수원(果樹園)에 꿀벌이 잉잉거릴 때
나와 함께 고 새빩안 임금(林檎)을 또옥똑 따지 않으렵니까?

'名詩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느 지류(支流)에 서서 - 신석정  (0) 2023.08.25
사랑한다는 것 - 안도현  (0) 2023.08.10
신록 - 서정주  (0) 2023.06.19
오월의 노래  (0) 2023.05.17
떠도는 자의 노래 - 신경림  (0) 2023.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