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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詩 감상

신록 - 서정주

 

 

신록

 

                                                                 서정주

 

어이 할 꺼나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남몰래 혼자서 사랑을 가졌어라!

 

천지엔 이미 꽃잎이 지고

새로운 녹음이 다시 돋아나 또 한 번 날 에워싸는데

 

못 견디게 서러운 몸짓을 하며 붉은 꽃잎은 떨어져 내려

펄펄펄 펄펄펄 떨어져 내려

 

신라 가시내의 숨결과 같은

신라 가시내의 머리털 같은

풀밭에 바람 속에 떨어져 내려

 

올해도 내 앞에 흩날리는데

부르르 떨며 흩날리는데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꾀꼬리처럼 울지도 못할 기찬 사랑을 혼자 가졌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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