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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馬처럼 걷는 서울 여행

(국립중앙박물관) 사유(思惟)의 방

 

언제 : 2022년 2월 23일 수요일

어디 : 국립중앙박물관

 

 

해마다 겨울이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 

관심 있는 전시품을 블로그에 올리곤 했는데, 올 겨울은 백내장 수술 후유증으로 1월을 보내고

느지막이

2021년 11월에 개관한 국립중앙박물관 '사유(思惟)의 방"을 찾았다.

 

사유(思惟)의 방은

국보 제78호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과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 두 개의 반가사유상이 

같은 공간에 전시되어 보는 각도에 따라 미소가 다르게 보이는 작품으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국보이기도 하다.

 

 

 

사유(思惟)

대상을 구별하고 생각하고 살피고 추리하고 헤아리고 판단하는 것

또는 마음속으로 깊이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사유의 방은

어둡고 고요한 복도의 한 공간에서

장 줄리앙 푸스의 디지털 비디오 작품 '순환'의 끝없는 물질의 순환과 우주의 확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을 지나

소극장 규모의 공간 저 멀리

왼쪽 무릎 위에 오른쪽 다리를 얹고 오른쪽 손가락을 살짝 뺨에 댄 채 깊은 생각에 잠긴

반가사유상을 만나볼 수 있다.

 

 

- 장 줄리앙 푸스의 디지털비디오 작품 '순환'의 공간 -

 

장 줄리앙 푸스의 디지털 비디오 작품 '순환'은

끝없는 물질의 순환과 우주의 확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으로

아래에 몇 장면을 담았다.

 

 

미디어아트 공간을 지나면 사유의 방이다

아래 사진처럼

국보 제78호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과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이 전시되었는데

소극장 규모의 공간 저만치

왼쪽 무릎 위에 오른쪽 다리를 얹고 오른쪽 손가락을 살짝 뺨에 댄 채 깊은 생각에 잠긴

반가사유상을 만나볼 수 있다.

 

 

 

 

반가사유상은

불전(佛典)의 내용 중에서 석가가 태자였을 때

궁전에서 부귀영화를 누리며 안락하게 살아가고 있다가

어느 날 궁전 밖에는 생로병사(生老病死)라고 하는 고통의 삶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어

인생에 무상함을 느끼고 이러한 고통으로부터 중생들은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뇌하는

태자 사유상(太子思惟像)에서 유래된 도상이다.

 

 

 

좌측 : 국보 제78호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

우측 :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

두 반가사유상 중 우측 국보 제83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반가사유상이다.

 

 

 

국보 78호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

6세기 후반

높이 83.2cm, 무게 37.6kg - 1916년 입수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은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띠고 손가락을 뺨에 살짝 댄 채 사유에 든 보살의 무한한 평정심과

숭고한 아름다움을 전해준다.

조각의 세부적인 표현은 평면적이지만,

부드러운 신체 곡선과 유려하게 흘러내린 천의(天衣), S자로 주름 잡힌 의자 뒷면의 표현 등은

매우 율동적이어서 변화무쌍한 흐름을 보여준다.

 

해와 달의 모습을 결합한 특이한 형식의 보관을 쓰고 있는데,

이러한 보관의 문양은 사산조 페르시아의 왕관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양어깨에 돌출된 천의 자락과 장식적인 보관 등이 중국 동위(534~550) 계열의 불상과 비슷하여

6세기 후반경 삼국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 상은 삼국시대를 대표하는 불교 조각품으로,

 반가'와 '사유'라는 두 가지 자세를 자연스럽게 표현한 뛰어난 조형성과 상의 표면을 둘러싼 청동을

일정한 두께로 균일하게 주조한 첨단 기술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무슨 생각을 하며 저리 고운 미소를 지었을까?

어느 장인이 만든 기교의 미소가 아니라 사유하는 미륵보살이 펜더믹 코로나 19로 세상이 하 힘드니

힘내라는 하늘의 미소를 지어 보이는 것이리라.

 

요즘처럼

펜더믹 코로나 19와 변종 오미크론의 득세로

세계는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이웃과 관계를 멀리한 지 벌써 2년이 지나며

지옥과 같은 삶을 살며

정신적 육체적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는 것을 아시는지 조금만 더 견디라며

천상의 미소를 보이신다.

 

 

 

국보 제83호 금동반가사유상

7세기 전반

높이 93.5cm, 무게 112.2kg - 1912년 입수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국보 제78호)과 함께 국내에서는 가장 큰

금동반가사유상으로 높이가 93.5㎝이다.

 

1920년대에 경주에서 발견되었다고 전하나 근거가 없으며,

머리에 3면이 둥근 산 모양의 관(冠)을 쓰고 있어서 ‘삼산 반가사유상(三山半跏思惟像)’으로도 불린다.
얼굴은 거의 원형에 가까울 정도로 풍만하고

눈두덩과 입가에서 미소를 풍기고 있다. 상체에는 옷을 걸치지 않았고, 목에 2줄의 목걸이가 있을 뿐

아무런 장식이 없다.

왼발은 내려서 작은 연꽃무늬 대좌(臺座)를 밟고 있고, 오른발은 왼쪽 무릎 위에 얹어 놓았다.

왼손으로는 오른 발목을 잡고 오른손은 팔꿈치를 무릎에 얹었으며,

손가락으로 턱을 살며시 괴고 있다.

 

하반신을 덮은 치맛자락은 매우 얇게 표현하여 신체 굴곡이 잘 드러나며,

연꽃무늬 대좌를 덮은 옷자락은 깊고 자연스럽게 조각되었다.

왼쪽으로 옥을 꿴 치마의 띠가 내려가고 있으며,

머리 뒷부분에는 긴 촉이 달려 있어 광배(光背)를 꽂았음을 알 수 있다.

단순하면서도 균형 잡힌 신체 표현과 자연스러우면서도 입체적으로 처리된 옷 주름,

분명하게 조각된 눈·코·입의 표현은 정교하게 다듬어진 조각품으로서의 완벽한 주조 기술을 보여준다.

잔잔한 미소에서 느껴지는 반가상의 자비로움은 우수한 종교 조각으로서의 숭고미를 더해준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국보로 지정된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 두 점을 나란히 전시한 '사유의 방'을 2021년 11월 개관했다.

일반에 공개된 지 두 달여 만에 11만 5천여 명이 다녀간 박물관의 핫플레이스이다.

 

“세속의 고뇌에서 벗어나고자 시작한

반가사유상의 인간적 사유는 시간이 흐르고 불교가 동쪽으로 전래되면서  중생을 구제하고자 하는

신의 사유로 점점 바뀌어 갔다”

 

2015년에 보았던 국보 제78호 반가상과 국보 제83호 반가상의 비교와 더불어

이 두 반가상을 같은 공간에서 다시 보게 되는 행운을 얻어 

오전 근무 마치고 조금은 피곤함에도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 두 반가사유상을 가슴에 담으니

코로나 19와 오미크론으로 피곤했던 마음이 가벼워지고 정신도 맑아진다.

 

앞으로

그런 미소를 닮아 향기롭게 일상을 맞이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