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2021년 5월 23일 일요일
어디 : 인천광역시 강화군 길상면 전등사로 37-41
지난 5월 19일이 부처님 오신 날
집에서 가까운 강화도 전등사 부처님 오신 날 연등을 사진에 담으려고 전철을 타고
검단사거리역에서 내려 전등사행 버스를 기다리다가 그간 병원 입원과 MRI 검사, 뇌파검사 등으로 피곤한 몸을
무리하게 움직여선 안될 것 같아 귀가했다.
5월 23일 일요일
토스트와 커피를 준비하여 카메라와 함께 배낭에 담고 다시 전등사를 찾았다.
다행히
아직 연등을 치우지 않아 사진에 담을 수 있었으며, 모처럼 삼랑성을 한 바퀴 돌며 모내기 준비를 하는
강화 들녘을 보며 점심을 드는 기분 좋은 하루였다.
전등사 가는 입구 숲에는
엊그제 새순이 돋은 듯싶었는데, 산은 이젠 완전한 녹음이 우거졌다.
2019년 12월에 삼랑성을 찾았을 때
이곳 남문(종해루) 앞에는 높은 계단이 있었고 계단 밑 도로에는 건물들이 있었는데, 그 사이 깨끗하게 정리를 했다.
그러나
삼랑성 정문인 종해루에 이르는 도로가 휘어져 균형이 어긋나 있다.
도로를 바르게 할 수 없었을까?
노승 나무와 동자승 나무 이야기
조선조에 들어오면서 배불숭유의 정책으로 전국의 사찰은 조정으로부터 여러 가지 박해를
받게 되었다. 승려는 성곽을 쌓거나 다리를 놓는 일에 사역을 나가야 했고,
사찰에서는 제각기 특산물을 공물로 바쳐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 해, 관아에서 전등사 입구에 서 있는 은행나무 수확량의 두 배를 공물로 바치라고 한다고
동자승이 노승에게 전하였다.
전등사 노승은 걱정이 태산 같았다.
풍년이 들어야 열 가마니인데, 스무 가마니를 공물로 내라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었다.
고민 끝에 노승은 도술이 뛰어난
백련사 추송 스님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동자승을 추송 스님에게 보냈다.
동자승과 함께 온 추송 스님은 은행열매가 더 열리게 하는 3일 기도에 착수했다.
마지막 날 늦은 오후 은행나무 앞에서 3일 기도가 막바지에 다다르자 주송 스님이 축원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축원의 내용은 두 그루 은행나무가 앞으로 천년만년 열매를 맺지 않게 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뜻밖의 축원에 모인 사람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축원이 끝나자마자 먹구름이 몰려오면서 천둥 번개와 함께 돌풍이 몰아치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관군들과 모여있던 사람들이 놀라서 모두 땅바닥에 엎드렸다가 고개를 들었을 땐
기도하던 추송 스님과 노승 동자승까지 모두 사라졌다.
사람들은 보살이 전등사를 구하기 위해 세 명의 스님으로 변해 왔다고 하였다.
이후 은행나무는 더 이상 열매를 맺지 않았으며, 긴 세월의 풍상과 역사의 상처를 안은 채
오가는 이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있다.
코로나 19로 절대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야 함에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죽림다원 앞 그늘에서 차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미 져 버린 작약꽃이 산중이라 아직 화사하게 피어있다.
전등사 대웅보전으로 가는 길인데
이곳도 예전에 정리가 되지 않아 어수선했는데 정리가 되어 좋았다.
전등사(傳燈寺)
고구려 소수림왕 11년인 381년에 아도화상이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현존하는 한국의 사찰 중 가장 역사가 길다. 아도화상이 처음 절을 지을 때는
진종사(眞宗寺)로 명명했다.
연등(燃燈)
부처님께 공양하는 방법의 하나로 번뇌와 무지로 가득 찬 어두운(無明) 세계를
부처님의 지혜로 밝게 비추는 것을 상징한다.
불교에서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등불을 켜는 것은 무명으로 가득 찬 어두운 마음이 부처님의 지혜처럼
밝아지고 따뜻한 마음이 불빛처럼 퍼져나가 온 세상이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로 충만토록 하자는 것이다.
연등에 관한 "빈자일등(貧者一燈)"이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 당시 난다라고 하는 가난한 여인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여인은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분을 위하여 등불 공양을 올리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습니다.
종일토록 구걸을 하러 다녀 얻은 것은 것이라고는 겨우 동전 두 닢뿐이었습니다.
이 여인은 동전 두 닢으로 등과 기름을 사고 부처님께서 지나가실 길목에다
작은 등불을 밝히고는 간절히 기원했습니다.
"부처님, 저에게는 아무것도 공양할 것이 없습니다.
비록 이렇게 보잘것없는 등불 하나를 밝혀 부처님의 크신 덕을 기리오니 이 등을 켠 공덕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저도 다음 세상에 태어나 성불하게 해 주십시오."
밤이 깊어가고 세찬 바람이 불어 사람들이 밝힌 등이 하나 둘 꺼져 버렸습니다.
왕과 귀족들이 밝힌 호화로운 등도 예외일 수 없이 꺼져 갔습니다. 그러나 이 여인의 등불만은 꺼질 줄을 몰랐습니다.
밤이 이슥해지자 부처님의 제자 아난은 이 등불에 다가가 옷깃을 흔들어 불을 끄려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등은 좀처럼 꺼지지 않고 오히려 더 밝게 세상을 비추었습니다.
그때 등 뒤에서 바라보고 계시던 부처님께서 조용히 말씀하셨습니다.
"아난아! 부질없이 애쓰지 마라.
그 등은 가난하지만 마음 착한 한 여인이 큰 서원과 정성으로 켠 등불이니 결코 꺼지지 않으리라.
그 여인은 이 공덕으로 앞으로 30겁 뒤에 반드시 성불하여 수미 등광 여래가 되리라."
성경에서도 이와 비슷한 내용이 있다.
마가복음 12 : 41~44 - 과부와 두 렙돈에 대한 이야기와 너무나 비슷하다.
관욕(灌浴)
더럽혀진 몸을 씻는다는 의미로 행하는 불교의식으로
초파일에는 아기 부처상에 물을 붓는 ‘관욕(관불의식)’을 치른다. 아기 부처 정수리에 관정수를 붓는 의식으로,
부처의 탄생을 축하하고 마음의 번뇌를 씻는 것을 상징한다.
업경대(인천 유형문화재 제47호)
627년(인조 5)에 제작된 전등사 업경대(인천유형문화재 제47호)
죽은 사람이 생전에 지었던 죄업을 보이게 하는 거울로 염라대왕이 갖고 있다고 하며 업 경륜이라 부르기도 한다.
저승에 가면 생전의 선업과 악업이 그대로 비추어진다는 업경대는 죄를 짓지 말고 선행을 행하라는 경책을 담고 있다. 전등사 업경대는 목각 사자의 몸체와 등위에 커다란 불꽃이 활활 일어나고 있는 무늬의 거울이 꽂혀있는데,
불꽃 무늬를 사실적으로 드러내 저승의 무서운 분위기를 보여준다.
채색한 색상이 화려하고 이빨에서 머리, 꼬리에 이르기까지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다. 동경·단청·명문 등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귀중한 유물이다.
전등사 대웅전 안 기둥
고종 3년 병인양요(1866) 때
프랑스군에 대항하여 결사 호국의 각오로 전투에 임했던 장병들이 그들의 무운을 부처님께 빌기 위해
대웅보전 기둥과 벽면에 전쟁을 하는 심정과 그들의 영혼을 부처님께 의지하던
간절함을 알 수 있다.
전등사 대웅보전 나부상
전등사의 대표적인 건물인 대웅보전은
그 자체만으로도 조선 중기의 건축 양식을 보여주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전등사 대웅보전이 세상에 더욱 유명하게 된 것은 대웅보전의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나부상(裸婦像) 때문이다.
대체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신 신성한 법당에 웬 벌거벗은 여인인가 하고 궁금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사람들은 그것이 나부가 아니라 원숭이로 간주하는 경우도 있다.
원숭이는 사자나 용과 마찬가지로
불교를 수호하는 짐승으로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의 사찰에 모셔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등사 대웅전의 조각상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나부상이라는 데 의견이 더 많다.
아기부처상과 그 앞에 사람들이 건물 밑을 통과하는 건물은
인천광역시 문화재자료 제7호 대조루
건강이 아직 완전한 상태가 아니지만
주말을 집에서만 지내기 무료하여 엊그제 부처님 오신 날 방문하려다 포기했던 강화도 전등사를 찾았다.
강화도 가는 길에는 승용차들로 교통 정체가 심하고 약간의 미세먼지까지 있지만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다.
불자는 아니지만,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하고, 전등사 경내에 설치된 부처님 오신 날 연등과 시설물이 그대로 있어
사진에 담을 수 있었으며, 작약과 불두화를 비롯한 온갖 봄꽃들이 만발하여
녹음 우거진 그늘에서 봄꽃들을 감상할 수 있어 좋았지만
혼자 보기 아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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