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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馬처럼 걷는 강원 여행

(평창) 오대산 선재(善財)길 -1

 

11:00

항상 떠날 때마다

뭔가 아쉬움을 갖게 하여 자꾸 뒤를 돌아보게 하는 상원사를 나와 선재길에 섰다.

월정사 일주문에서 시작하는 것이 순서일 듯한데, 

상원사도 둘러보고 산길은 올라가는 것보단 내려오는 길이 편하여 상원사에서 시작한다.

 

그간

오대산과 상원사 - 월정사는 여러 번 왔었지만,

3시간 이상 걸리는 선재길이라 짧은 여행길 여건상 뒤로 미루고 미뤘는데, 

마침

지난해 9월 태풍으로 오대산 선재길의 탐방로 상 교량, 데크 등 시설물이 파손돼 통행이 불가능한 구간에

우회로를 조성, 시설물 정비 등 임시 복구공사를 하고

2021년 3월 26일부터 전 구간 임시 개방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오늘에야 선재길을 걷는다.

선재길은 

월정사 일주문에서 상원사까지 10km이며,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1400년 전 자장 스님 걷던 길 선재길로 되살아나다

신라 고승 자장율사는 1,400년 전 오대산길을 걸었다.

중국의 오대산으로 불리는 청량산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한 후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시기 위해 걸어가던 길이었다.

월정사 위 편 오대산 기슭에 적멸보궁이 터를 잡은 이래, 세월은 시나브로 길을 지웠다.

잊힌 옛길은 자장율사가 발자취를 남긴 지 1,400년 만에 다시 숨쉬기 시작했다.

지난 2003년 정념 스님(대한불교 조계종 제4교구본사 월정사 주지)은 ‘오대산 천년 숲길’ 걷기 대회를 열고

옛길을 살리기 위해 정진, 10년 만에 자장율사가 걷던 옛길은 선재길이라는 이름으로 되살아났다.

화엄경의 선재동자 이야기에서 이름 지은 이 길은 화엄도량 월정사 계곡을 넘나들면서 상원사까지 이어진다. 

 

선재길은 모든 구간이 울창한 숲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부분의 구간이 평지에 가까울 정도로 경사가 완만한 데다 나무 데크길이 잘 조성돼

남녀노소 누구든 편하게 삼림욕하듯이 걸을 수 있다. 또한 월정사와 상원사 등 이름난 명찰과 옛 화전 터,

일제강점기 때 깊은 산속에서 베어 낸 나무를 운반하기 위해 깔았던 철길 흔적과 징검다리, 섶다리 등

걷는 동안 팍팍해진 다리의 피곤함을 잊게 해 주는 볼거리도 많다.

 

선재길은 월정사에서 동피골 구간과 동피골에서 상원사까지 두 코스로 나눈다.

월정사~동피골 구간은 대부분이 훌쩍 큰 신갈나무와 단풍나무 숲이며,

트레킹 내내 계곡이 따라 다녀 한여름에는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다.

군데군데 목재계단과 안내판, 쉼터가 잘 갖춰져 있고 울창한 숲길 사이에서 다양한 야생화도 볼 수 있다. 

 

동피골~상원사 구간에서 동피골에는

1960년대까지 이곳에 살았던 360여 가구의 흔적을 지금도 볼 수 있다.

멸종위기 식물원에는 오대산에서 자생하는 멸종위기종 등 30여 종의 희귀 식물을 복원해 놓았다.

동피골을 지나면 조릿대 숲길이 이어지고, 이곳을 지나면 길지 않은 비포장도로가 이어지다가 곧바로 다시 숲길이 나타난다. 빽빽한 전나무 숲길이 보이기 시작하면 상원사가 가까워진 것이다.

길은 비로봉, 두로봉 방향으로 계속 이어지지만 선재길은 상원사 입구 현판을 마지막으로 끝난다. 

 

월정사 기점 왕복 18km 길이 부담된다면

돌아올 때는 상원사에서 한 시간에 한 대꼴로 운행하는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월간 산 - 숲과 사찰 ;오대산 월정사)에서 모셔온 글

 

 

11:10

나는 이제 시작하려는데

월정사에서 아침 몇 시에 출발하여 3:30 코스인 선재길의 마지막 다리를 건너고 있다.

 

 

 

 

 

 

- 현호색 -

현호색

꽃말 = 희소식

현호색의 학명 중 속명인 Corydalis는 희랍어의 종달새에서 유래한다.

꽃의 생김이 뒤로 길게 누운 모양을 하고 있는데, 약간 굽어 있는 거(距)와 함께 새가 합창하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대개 군락을 이루고 있어 숲속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합창단의 향연을 보는 듯하다

 

 

 

오대산은 높이 1,565.4m로 태백산맥에 솟아 있으며,

주봉인 비로봉(毘盧峰)을 중심으로

동대산(東臺山 : 1,434m)·호령봉(虎嶺峰 : 1,042m)·상왕봉(象王峰 : 1,493m)·두로봉(頭老峰 : 1,422m) 등

5개의 봉우리가 있으며

비로봉 아래에서 발원한 오대천은 깊은 협곡을 이루면서 

정선  검룡소에서 발원한 골지천과 만나 동강으로 흘러 영월에서 서강과 만나 남한강을 이루어

양평 두물머리에서 북한강과 만나 한강이란 이름으로 서해로 든다.

 

 

- 출렁다리 -

 

 

 

 

 

 

 

 

 

 

 

오대산 골짜기 실개천들이 모여

제법 많은 수량의 오대천을 이루어 내리는 물소리가 조용한 숲길을 걷는 내 귀에는

누군가 좋은 사람과 걸으며

그 사람이 내게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들린다.

 

 

 

맑은 물을 보고 감탄하는 사람들

 

 

- 선재길에서 만난 얼레지 -

얼레지 

Dog-tooth Violet = 얼룩취, 가재 무릇

꽃말 - 바람난 여자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

한국과 일본 등의 아시아가 원산지로 전국의 높은 산 반그늘에 분포한다.

보라색으로 피는 꽃이 아침에는 꽃봉오리가 닫혀 있다가 햇볕이 들어오면 꽃잎이 벌어진다.

다시 오후가 가까워지면 꽃잎이 뒤로 말린다.

개미 유충 냄새와 흡사한 검은색의 씨앗을 개미들이 자신들의 알인 줄 알고 옮겨 날라 씨의 발아를 돕는다.

잎은 나물로 먹고 녹말이 함유된 뿌리는 구황식물로도 쓰였다.

 

 

 

얼레지는 깊은 산 계곡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꽃이다.

3월 말이면 활짝 꽃잎을 여는데 군락생활을 하는데다 봄꽃답지 않게 크고 화려한 외모 덕에

등산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매미가 7년 동안 땅속에서 지내다가 성충이 된 후 기껏 보름 정도 산다고.

얼레지도 그렇단다.

씨앗을 떨구고 1년 후에는 꽃대, 2년째는 이파리 하나, 3년엔 이파리 둘, 그렇게 6년을 지내다가

7년째 꽃을 피우고

보름 정도 살다가 떠난다고. 

 

 

 

누가 어떤 불심으로

이처럼 외로운 선재길 한곳에 목불상을 조각하여 세워 두었을까?

 

 

 

- 연화탑 -

 

 

 

- 자생식물관찰원 -

 

 

 

 

 

 

 

 

나는 불자도 아니요

또한 선재길의 의미처럼 지혜의 빛을 보아 깨달음에 이르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지만

선재길을 걷는 이유는

첫 번째 있는 길 지나보지 못해 궁금하니까 걷는 것이며,

두 번째 코로나 19로 그간 통제된 여러 행위에 대해 쌓인 스트레스를 털어버리기 위함이며,

세 번째 아무도 없는 곳에서 소리 질러 노래 불러 먹먹한 가슴을 뚫어버리고 싶음이다.

 

 

 

 

 

- 돌배나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