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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馬처럼 걷는 대구+경북 여행

(김천) 직지사의 전각들과 노란 산수화

 

 

요즘처럼 삶이 답답할 때

멀지 않은 곳으로 여행을 떠나 낯선 길을 걷고 새로운 것들을 보는 것도 좋을 일이다.

 

가는 곳이 어딘들 좋지 않겠는가만,

굽이굽이 산중 길 돌아 터 좋은 곳에 자리한 천년 고찰을 찾아 천 년 전 건물들과 역사를 만나고

나를 돌아보며 새로운 다짐을 하는 일은 더욱 가치가 있다.

 

김천역에 내려

시내버스로 직지사에 오는 길은 햇볕 나지 않고 꾸물거린 날씨라 조금은 서늘했는데,

황악산 너른 품에 안긴

옛 전각들을 돌아보는 사이 햇볕 나고 하늘 밝아 기분이 좋다.

 

아직 

중부지방에서는 홍매화나 산수유꽃을 보지 못했는데,

오늘에야 볼 수 있어 행복했고, 가난한 가슴에 머문 인연을 홍매화처럼 우연히 만날 수 있을까?

허무한 기대를 가져본 시간이 좋았다.

 

 

 

 

 

- 향적전 -

 

 

 

 

 

 

 

- 성좌각 -

 

 

 

- 감은전 -

 

 

 

- 응진전 -

 

 

 

- 도피안교 -

직지사는 대웅전을 중심으로 전각들이 위치하며

개울을 경계하는 도피안교를 건너면 안양루와 극락전 그리고 템플스테이 전각들로 이루어져 있다.

 

- 안양루 -

 

 

- 극락전 -

 

 

 

- 청풍료=성보박물관 -

성보박물관은 열려있지 않아 아래 자료들은 인터넷 검색하여 사진 첨부합니다.

 

 

 

 

 

 

 

 

 

 

 

 

 

 

 

 

더 많은 곳을 보려고 발걸음을 빨리 했더니 발목이 부담스러워

신우대 심어놓은 한 구석에 

조금은 드세게 부는 바람에 신우대 사운대는 소리 들으며 잠시 앉아 있는 여유도 행복이다.

 

 

- 장경각 = 템플스테이 사무실 -

 

 

 

 

빛나는 머리에 장삼 입은 스님 한분이 하얀 고무신을 신고

장경각에서 나와 다리를 건너 내가 방금 지나온 길을 가신다.

 

이판사판(理判事判)

마지막 궁지에 몰린 상황을 말하는 ‘이판사판’은 이 판(理判)과 사판(事判)의 합성어다.

“이 판”이란 수도에 전념하고 참선을 하거나 경전을 보는 등 공부하는 일에 몰두하는 승려들을 두고 하는 말로,

이를 “이판승”이라고 한다. 반면 “사판”이란 절의 재산을 관리하고 사무를 처리하는 승려들을 두고 하는 말로,

이를 “사판승”이라고 한다.

승려들이 어떤 일에 종사하느냐의 그 역할을 두고 구분하던 말이다.

 

 

- 설법전=공양간 - 남월료 -

직지사 전각들을 둘러보고 돌아 나오니 엄청나게 큰 전각들이 있다

설법전과 남월료 그리고 만덕 전이다.

돌아본 전각들은 오밀조밀하고 오래된 건물이라 친근감이 있었는데,

마치 공룡처럼 크게 지어진 건물들 - 물론 필요에 의해 지은 것들이지만- 을 보니 옛 전각들과 어울리지 않는

이질감이 드는 것은 왜일까?

 

- 만덕전 -

 

- 화엄일승법계도 -

 

 

 

 

 

 

 

정오 즈음

아래 사진의 오른쪽에 있는 일주문으로 들어가

 

16:05

높고 너른 황악산 아래 좋은 터에 직지사를 떠난다.

4시간 정도 머문 직지사에서 시간은 삶의 무게를 벗어난 가벼운 걸음의 행복한 시간이었다.

 

직지사는 사명대사가 출가한 곳이며,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이며, 홍매화는 시들고,

산수유는 노랗게 막 피어나는 천 년 고찰을 거닐며 나를 돌아볼 수 있음과

코로나로 어수선했던 마음을 정리할 수 있어 감사하다.

 

언제 다시 직지사를 찾을 날 있을까?

 

다시 올 기회가 생기면 사내 암자들을 걸으며 오늘을 추억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