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의 가을 맛은
관광객 옷차림이 멋스럽겠지만, 그래도 북악산과 어우러진 경복궁 후원 향원정
가을 단풍이 가장 아름다울 것이다.
조금은 늦었지만,
만추의 향원정 단풍을 담으려고 근정전에서 경회루를 돌아 향원정으로 향하는 발길이 순간 멈춘다.
공사 중이다.
요즘처럼
코로나 19로 지방 여행도 다니지 못하여 그래도 올가을 멋진 단풍은 경복궁 향원정이 으뜸일 듯싶어
찾아왔더니
공사 중이라고.....
삼신 선도(三神仙島)
소위 신선이라고 하는 자를 본 적은 없어도
신선이 사는 곳이야말로 그지없이 즐거울 것이라고 옛사람들은 상상했다.
또한 안개와 노을에 잠긴 바닷속의 삼신 선도(三神仙島)라든가
땅 위의 각종 동천(洞天)에 대한 기록을 접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탄식하며 신선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풍진 세상과 동떨어진 기이하고 수려한 산수를 만나면 그곳을 일컬어 선경(仙境)이라 했고,
그 멋진 곳에서 혼자 종신토록 소요하는 사람을 신선으로 여겼다.
옛사람이 그렇게 그리던 선계가 경회루 연지에 펼쳐져 있다.
경회루 연지의 삼신 선도는 하나의 큰 섬과 두 개의 작은 섬으로 조성되어 있다.
가장 큰 섬에 경회루가 서 있고,
작은 두 섬에는 지금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기러기 털도 가라앉는다는 약수(弱水)를 연상시키는 맑은 수면에 비친 경회루 누각과 솔숲 그림자가
선경을 보는 듯 그윽하고 아름답다.
경회루와 영추문 사이
산수유가 계절을 잊은 듯 가슴에 붉은 추억을 가득 담고
짓궂은 바람은 나뭇잎을 떨치고 간다
기대했던 향원정 늦가을 풍경을 담을 수 없었다.
붉게 물든 단풍이 호수에 반영된 장면을 보고 싶었고, 햇살에 마지막 몸을 불사르는 단풍의 울부짐도 보고 싶었는데,
그러나 세상 일이 어디 마음대로 되는 것 있던가!
공사장 막이로 둘러쳐진 향원정 안을 들여다보니 아름다워 더 예뻤던 향원정은 뵈지 않고
연못 가득히 찼던 물에 반영된 붉은 단풍은 사라지고
맨땅이 드러나 보이니 더욱 스산하다.
오래전 담았던 사진을 올려 아쉬움을 달랜다
강녕전은 왕의 일상적 생활공간이며 업무공간이다.
현재 강녕전을 중심으로 부속건물은
동쪽에 연생 전과 연길당이 서쪽에 경성 전과 응지당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 건물들은 1995년도에 복원된 것으로 교태전과 함께 멀쩡했던 본래의 건물이 일제강점기이던 1917년에
불타 없어진 창덕궁 내전을 재건할 때 조선총독부가 경복궁 내전 건물을 자재로 쓰면서 해체, 이전하여
지금의 창덕궁 희정당이 된 아픈 역사의 현장이다.
이 건물의 특이한 점은 용마루가 없는 지붕의 건축양식이다.
이유로 여러 가지 가설이 있는데 가장 유명한 것은
왕의 침전의 경우, 용(=왕)이 계신 곳 위에 불경스럽게 또 용이 누르고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고,
왕비의 침전의 경우 새로운 용이 만들어지기에 한 건물에 두 용이 있어선 안 되어서 만들지 않았다는 이야기이고,
또 다른 설은 중국의 건축 양식을 모방했으나 조선에 익숙하지 않은 양식을 모든 건물에 적용하긴 어려웠기 때문에
가장 존귀한 왕과 왕비의 집에만 선진 건축 기술을 적용했다는 설이다.
사실 용마루와 용과 관련된 전통 기록은 하나도 없으며, 당장 중국 자금성의 황제와 황후 침전엔 용마루가 있고,
일반 서민 가옥들에 용마루가 없는 집들이 많은 것으로 보아 후자의 설이 좀 더 설득력이 있다.
서양 문물이 들어오면서 중국 문물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대한제국기에 지은 경운궁(덕수궁)의 침전 함녕전은 용마루가 있다.
교태전은 경복궁 건물로 왕비의 정식 침전, 즉 중궁전이다.
임금의 침전인 강녕전 북쪽에 있으며, 광화문부터 시작된 경복궁 중심축의 제일 끝 건물로
강녕전과 같이 지붕에 용마루가 없다.
평소에 음양의 원칙에 따라
왕비는 서쪽 방에서 머물다가 왕이 올 땐 동쪽 방에서 합방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이후 1917년 불타 없어진 창덕궁 내전을 재건할 때
조선총독부가 경복궁 내전 건물을 자재로 쓰면서 해체, 이전되어 지금은 창덕궁 대조전 건물이 되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는 12월, 1월, 2월을 겨울이라고 하는데, 기상학에서는 기온 변화에 따라 계절을 구분한다.
일 평균 기온이 5도 이하로 내려가 9일간 유지될 때, 그 첫 번째 날을 겨울의 시작일로 정의하는데,
다음과 같이 더 세분화한다
초겨울 - 일평균기온이 5℃ 이하이고 일 최저기온이 0℃ 이하
그렇다면 요즘은 아직 늦가을 -만추라고 불러도 좋고, 초겨울이라고 불러도 무난할 듯싶다.
평소의 늦가을이라면
경복궁은 관광객으로 넘쳤을 터인데, 코로나 19 여파로 경복궁의 관광객은 그야말로 늦가을이다.
우리 국민이 모두 힘 모아 코로나 19를 잘 예방하여
예전의 활기찬 일상으로 돌아가면 좋겠는데.......
소위 가진 자 그리고 힘 있는 자들 꼬락서니를 보면 분통이 터지는데,
매스컴에서는 왜 그런 것들을 교묘하게 편집하여 참고 견디며 사는 힘없는 자를 자극하는지
참으로 한심하기도 하다.
'牛馬처럼 걷는 서울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덕궁) 낙선재와 동궁 그리고 궐내각사 (0) | 2020.12.07 |
---|---|
(사적 제122호)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창덕궁 (0) | 2020.12.04 |
(사적 제117호) 조선의 법궁 - 경복궁 (0) | 2020.11.30 |
(사적 제157호) 고종이 황제에 즉위한 환구단(圜丘壇) (0) | 2020.10.05 |
(국립중앙박물관) 백사 이항복 종가 기증전 (0) | 2020.08.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