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봉산 바람의 언덕과 고랭지 채소밭
언제 : 2019년 8월 2일 금요일
어디 : 강원도 태백시 창죽동
연일 30도 이상의 불볕더위가 지속되던
지난 8월 초
더위를 피해 강원도 태백지역으로 1박 2일 여행을 떠났다.
해발 1300m에 설치된 바람의언덕은 20도 안팎의 기온과 서늘한 바람까지 더해져 피서지로 각광받는다.
삼수령주차장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이 셔틀버스를 기다리느라 북세통을 이룬다.
매봉산(1303m) 정상부
해발 1,250m 능선을 따라 40여만평의 광활한 배추밭이
한여름 더위를 식혀 줄 초록바다처럼 보이고
수십기의 풍력발전기의 날개가 윙윙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곳이 매봉산 바람의 언덕이다.
푸른 하늘과 아스라이 동해가 조망되고 태백산과 함백산 그리고 저 멀리 청옥산과 두타산이 조망되는
탁 트인 바람의 언덕에서 사방을 둘러보는 풍경은
과연 강원도 답다.
마침
태백시에서는 방문객 편의와 고랭지 배추재배 농가 피해 최소화를 위해
삼수령 주차장에서 매봉산 전망대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여 차를 삼수령 주차장에 주차하고
셔틀버스를 타고 고랭지 배추밭과 바람의 언덕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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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만평의 고랭지 채소밭
매봉산 북사면의 배추밭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고랭지 채소밭이다.
평창군 미탄면 청옥산의 속칭 '육백 마지기'라 부르는 고랭지채소밭의 고도보다 50∼100m쯤 더 높은 해발 1,250m의 고지대다.
매봉 북릉 동서 양쪽 사면에 걸쳐 조성된 밭의 총면적은 약 40만 평(130ha)으로서 역시 최고이며
역사도 아마 가장 오래 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1만 평에서 대략 5톤 트럭 50대 분량, 즉 15만 포기의 배추를 낸다고 한다.
그렇 다면 매봉산 고랭지 채소밭 전체에서 나는 배추 포기 수는 무려 600만포기쯤 된다는 계산이다.
고랭지 배추 농사는 6월부터 시작된다.
이 달에 파종하여 싹을 낸 다음 7월 초순 전후하여 밭에 일렬로 모심기 하듯 '정식'을 한다.
그후 물 주기, 농약 치기 등으로 한 달쯤 보낸 뒤
7월 말경부터 8월 중순까지 출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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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출하시기가 남아 배추 심어진 것을 볼 수 있었다.
비탈진 광활한 배추밭으로 인해
가을 배추가 나오기 전에 우리가 배추를 먹을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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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 본 고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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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청옥산(1403m)과 두타산(1353m) 두 봉우리가 조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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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30도를 넘는 염천이지만 이곳 고랭지 배추밭 전망대에서 서니
무덥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다.
대부분 관광객은 전망대에서 풍경을 보고 다시 삼수령주차장으로 내려가는데,
나는 매봉산 바람의 언덕을 올라 사방을 둘러보기 위해 고랭지 배추밭 사이길을 따라 걷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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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풍력발전기 근처가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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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한 장면처럼
실제 걸으면 땀 나고 힘들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길을 걸어보지 않고 하산하는 일은
여행할 자격이 없다면 무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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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길
군대 생활을 강원도 화천 사방거리에서 했는데,
감자밭과 옥수수밭에 유독 돌이 많아 일하시는 분에게 돌을 주워내면 농사에 좋지 않겠냐고 했더니
웃으며 하시는 말씀이
"강원도 밭에 있는 돌은 거름이 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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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에 서 있는 풍력발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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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언덕을 향하여
고랭지 채소밭 전망대에서 걸어서 고개를 넘어 이젠 매봉산 바람의 언덕을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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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봉산 바람의 언덕
사람마다 좋아하는 음식과 반찬이 다르다.
나는 유독 김치를 좋아한다.
그래서 이번 고랭지 채소밭을 둘러보는 맛이 더욱 맛깔스럽다.
고랭지(高冷地) 농업은 말 그대로 높고 서늘한 지역에서 하는 농업이다.
사실 이렇게 높은 산간 고지대는 겨울이 길어 재배 기간이 짧은 속성재배가 가능한 작물만 경작할 수 있는데
배추와 무, 감자 등이다.
더구나 날씨가 서늘해 병충해가 별로 없고 다른 지역과 출하 시기를 달리할 수 있어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저 놀라울 따름이지만,
농부들이 땀흘리며 비가 오지 않으면 걱정이고 또 비가 자주 오면 배추가 썩을 까 걱정으로
이 광활한 배추밭에 배추가 있는 것이다.
나야 오늘 하루 이곳을 둘러보고 떠나면 잊겠지만,
옛날엔 여름 배추가 없어 김장 때까지 가을 배추를 기다려야 배추를 먹을 수 있었다,
또한
배추는 연약한 채소이기에 달팽이나 벌레들이 잎을 갉아 먹으면 상품 가치가 떨어지니 잘 살펴야 하고,
비가 자주 오면 배추가 녹아 썩어버리니 하늘의 도움이 필요하다.
잘 자라고 있는 매봉산 바람의 언덕 고랭지 배추가 올해도 잘 수확하여
수고 많이 하신 농부들이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좋은 가격을 받으면 좋겠다.
고랭지 배추밭을 떠나며
전국이 30도를 넘는 폭염에 힘들어하는데,
어제저녁 태백 시내 머물며 시내를 걸어 보니 여름이라 덥긴 하지만 땀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여름철 휴가 기간이면 태백 시내 숙박시설이 만원이란다.
태백 시내가 그러한데 매봉산 바람의 언덕에 오르니 한낮인데도 무더위를 느낄 수 없이 좋다.
사람들은 전망대에서 사진만 찍고 하산하지만,
몇몇 젊은이들은 바람의 언덕까지 걸어가는 용기를 내기도 한다.
나 역시
고랭지 배추밭 사잇길을 걸으며
누구의 멋진 아이디어로 아무도 찾지 않고 버려질 높은 산을 개간하여 채소를 재배할 수 있었는지
감탄을 하며 바람의 언덕에 도착하니 제법 많은 사람이 그곳에 있다.
그들은 삼수령 주차장에서 왕복 2만 원 택시를 이용하여 오른 사람들이다.
한여름 고랭지 채소밭을 걸으며 사방을 둘러보는 맛을 보는 것도 멋진 추억일 것이다.
유독
김치를 좋아하는 나는 귀가하여 김치를 먹을 때 이곳 고랭지 채소밭을 추억하며
더욱 맛나게 살리라.
매봉산 고랭지 채소밭을 한 바퀴 돌아
하산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삼수령 주차장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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