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머무는 순담계곡(蓴潭溪谷)
언제 : 2018년 10월 15일 월요일
어디 :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군탄리
일주일에 월요일 하루 주어지는 나만의 시간.
지난여름 폭염과 열대야로 심신이 심히 시달렸던 만큼
올가을은
또 그만큼의 풍요와 정결과 아름다움 속에 영육을 방목하고 싶어 발길 없는 한적한 곳을 찾아
온전히
홀로의 시공에서 침묵하고 싶다.
그곳이 어딜까?
강원도 철원 순담계곡(蓴潭溪谷)
순담 계곡은
철원군청에서 북서쪽으로 5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한탄강 물줄기 중
가장아름다운 계곡으로 알려져 있다.
순담이라는 이름은 조선 영조 때
영의정을 지낸 유척기(兪拓基)가 요양을 하던 곳이며 순조 때에는 우의정을 지낸 김관주가 요양할 곳을 찾다가
이곳에 머물렀다고 한다.
유척기(兪拓基)
조선 영조 때의 문신(1691~1767). 본관은 기계(杞溪). 자는 전보(展甫). 호는 지수재(知守齋).
신임사화를 일으켜 집권한 소론들로부터 탄핵을 받고 유배되었다가,
뒤에 대사간ㆍ영의정 등을 지냈다.
저서에 ≪지수재집≫이 있다.
한탄강(漢灘江)
한강의 제2지류이자 임진강의 제1지류이다.
추가령구조곡의
열하에서 분출한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용암대지는
평강·철원에서 임진강과의 합류점까지 뻗어 있는데, 곳곳에 수직절벽과 협곡이 발달했고,
휴전선에 가까워
이들 수직단애의 골짜기는 전략적으로 중요하게 이용되고 있다.
유역 내에는 한탄강유원지·남대천유원지·청암유원지,
직탕폭포·삼부연폭포·재인폭포, 매월대, 철원8경, 고석정 및 순담(강원도 기념물 제8호) 등
자연경관이 빼어난 경승지가 많다.
또한 구석기 시대 유적지인
연천 전곡리 유적(사적 제268호)과 포천 영송리 선사유적(경기도 기념물 제140호) 등
고고학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지역을 관류한다.
[Daum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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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담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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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폭염도 척박한 바위 틈에서
억척스럽게 살아겠다는 강한 일념의 삶이 요즘처럼 쉽게 무너져내리는
우리에게 강한 메시지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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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로 뿌옇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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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과 아래 사진이 내가 볼 수 있었던 순담계곡 전부이다.
▽
더 갈 수 없다.
수직 암벽과 깊은 강물이 길을 막는다.
한탄강은 멀리
직탕폭포에서 고석정에 이르면서 180도 휘돌아 흐르다 순담계곡 입구에서 다시 180도 휘돌아
순담계곡이 끝나는 곳에서 다시 꺾이어 내린다.
너무 아쉽다.
이곳 오는데 전철 타고 기차 타고 버스 타고 걸어서 6시간이 걸려 왔는데
그래서
혼자는 위험했던 바위들을 넘고 넘어 저 멀리 보이는 순담계곡 입구까지 가서 고석정으로 나가려고 했는데,
수직 암벽과 깊은 강물이 더 가지 못하게 길을 막는다.
가는 방법은 있다.
몹시 추운 겨울 한탄강물이 얼었을 때 얼음 위를 걸어 고석정에서 이곳 순담계곡까지
멋진 풍경을 담아 보련다.
이제
순담계곡을 벗어나 버스를 탈 수 있는 곳까지 나가는 일이 숨 막히게 한다.
그런데
거의 두 시간가량 사람을 보지 못했는데.
내가 순담계곡으로 내려왔던 바위 위에 양복을 입은 사람이 핸드폰으로 순담계곡 사진을 담는다.
그도 내가 반가웠나 보다.
순담계곡 상가들도 휴일 영업을 끝내고 오늘은 쉬는 날이라 모두 문을 닫았는데,
뜬금없이
내가 계곡에서 바위를 넘어 나오니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화천으로 일 보러 가는 길에 한탄강이 볼거리가 많다고 하여 시간을 내어
고석정을 보고 순담계곡에 왔다며,
나에게 더 볼 수 있는 곳을 소개해 달라는데 공무원 냄새가 난다.
그래서
직탕폭포와 삼부연폭포를 소개하며 자연스럽게 그 사람 차를 타고 고석정까지 나올 수 있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아무도 없던 순담계곡 트레킹을 더 할 수 없는 시간에 사람이 나타나
나를 고석정까지 차 태워 주고
나는 직탕폭포와 삼부연폭포를 소개해 줄 수 있었던 인연은 놀라운 일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거의 한 시간 정도를 혼자 산길을 걸었을 터인데.
그 시간에 그 젊은이를 나에게 보내어
일정이 순조롭게 풀어지게 하신 누군가에게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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