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산 법흥사 적멸보궁(法興寺 寂滅寶宮)
언제 : 2018년 9월 26일수요일
어디 : 강원도 영월군 무릉도원면 법흥리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제(9/25) 요선암과 요선정을 찾았을 때
멀지 않은 곳에 적멸보궁 법흥사가 있는 것을 알았기에 시간이 더 걸리드라도 어제 방문했을 터인데,
사실
오늘 오전 중 청령포와 관풍헌 그리고 장릉을 본 후
오후에 영월 동강 어라연을 찾아 가려고 법흥사를 찾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동강 어라연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유일하게 사자산 법흥사를 보지 못하여 어라연을 찾을 시간에
법흥사를 찾는다.
△
법흥사 가는 길
▽
법흥사 적멸보궁(法興寺 寂滅寶宮)
신라 때 자장율사(慈藏律師)가 당나라 청량산에서 문수보살(文殊菩薩)을 친견하고
석가모니불의 진신사리(眞身舍利)와 가사(袈裟)를 전수받아
643년에 귀국하였다.
그 뒤 오대산 상원사(上院寺), 태백산 정암사(淨岩寺), 영축산 통도사(通度寺), 설악산 봉정암(鳳頂庵) 등에
사리를 봉안하고
마지막으로 이 절을 창건하여 진신사리를 봉안하였으며,
사찰이름을 흥녕사(興寧寺)라 하였다.
신라 말에 절중(折中)이 중창하여 선문구산(禪門九山) 중 사자산문(獅子山門)의 중심도량으로 삼았다.
법흥사는 한때 2천여 명의 수도승이 있던 큰 가람이었으나 수차례의 화재로 절간을 모두 소실하여
사찰의 명맥만을 유지하여 오다가
1902년 비구니 대원각스님이 다시 중창하여 절 이름을 법흥사로 바꾸었다
△
법흥사 송림
△
사자산 법흥사 일주문
절을 찾을 때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문이 일주문이다.
신성한 사찰로 들어서기 전에 세속의 번뇌로 흩어진 마음을 하나로 모아 진리의 세계로 향하라는 의미가 있다.
법흥사의 일주문 기둥에는 코끼리와 거북이 형상으로 만들어졌는데
영원한 진리의 가르침으로서,
중생을 제도하기를 발원하며 사자산문을 일으키라는 뜻으로 조성되었다.
△
법흥사 전도
▽
일주문을 지나
법흥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2층 누각인 원음루가 마치 보초를 서듯 버티고 있다.
△
원음루
2층 누각으로 조성된 이곳은 부처님의 법을 전하는 사물인
법고(가죽걸친 짐승), 운판(날 짐승과 허공을 떠도는 영혼), 목어(물 속에 사는 생명)가 있다.
예불시간에 이 소리들을 법계에 울리는 뜻은
모든 중생들이 고통을 여의고 깨달음의 진리와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는 의미이다.
△
요사채
△
극락전과 종각
여기까지 오느라 목이 마르니 목을 축인 다음 적멸보궁으로 올라갈 것이다.
△
만다라전
이곳은 다른 절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만다라전이 있는데,
만다라는 티베트 불교인 밀교에서 발달한 우주 진리의 법신세계를 나타낸다.
가는 모래로 색깔을 입혀서 그림으로 나타낸 불화라 할 수 있다.
신성한 단에 부처와 보살을 배치하여 우주의 진리를 표현한다. 원래는 ‘본질을 소유한 것’이라는 의미였으나,
밀교에서는 ‘깨달음의 경지를 도형화한 것’을 일컫는다.
2003년 티베트 스님들이 법흥사 법회 때 만다라를 조성하였다.
어디를 간다는 것은 목적이 있다.
불자도 아니면서
머나먼 영월땅 사자산 기슭에 있는 법흥사 적멸보궁까지 무엇 때문에 가는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소박한 욕심일까?
영월까지 왔는데,
불교에서는 성지일 것인,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의 한 곳인 법흥사를 보지 않고 가는 것은
내가 평생 후회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
보지 않고 후회하는 것 보다 보고 후회하는 것이 낫다는 가난한 나의 욕심이다.
△
구봉대산
적멸보궁 가는 길에 뒤돌아 보니 아홉개의 봉우리의 산이 법흥사를 바라보고 있다.
절에 오면
절 뒤 높은 곳에서 절을 내려다 보며 절간 지붕을 담는 것을 좋아한다.
적멸보궁을 가는 길
길이 곧바르면 목적지가 보여 찾아가는 맛이 싱겁고, 진정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구불구불 모퉁이길을 걸으면
알 수 없는 여정처럼 저 모퉁이 돌아서면 무엇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의 맛은 쌉쌀하다.
법흥사 적멸보궁 찾아가는 길
양 옆에는 쭉 뻗어 올린 붉은 색을 띤 금강송이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길손을 맞아준다.
이런 길을 좋아한다.
앞이 보이지 않으니 묘한 궁금증이 일고, 모퉁이 돌아가면서 새롭게 보이는 풍경에
새콤달콤한 맛을 느낀다.
어쩌면
이곳 금강송들은 대나무 같다.
나무는 밑둥이 우람하여야 한아름 안아 보고도 싶고, 등허리도 의지하여 쉬어 가고 싶은데
멋대가리 없구나.
불자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이 길을 걸어 적멸보궁을 갈까?
불자도 아닌 나는
무엇을 기원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다고 하니 복된 곳이라는
소박한 생각에 찾아 간다.
구불구불 모퉁이를 돌아서니 마치 요새처럼 지붕만 보이는 절집이 보인다.
스님의 불경 소리와 목탁 소리가 가까이 울리어 적멸보궁인가?
했는데
약사전이란다.
△
약사전
약사여래불은 중생의 병을 치료하고 수명을 연장하며 재화를 소멸하고 의복,음식 등을 만족하게 하는 등의
12대 서원을 세운 부처님으로서 보신부처님이라고 한다.
이곳은 보궁을 뒤로 하고 있고
앞으로는 구봉대산과 금강송들이 바라보이는 좋은 기운이 모이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24시간 열린 법당으로서 언제나 기도할 수 있는 곳으로 개방하고 있다.
△
약사전에서 두 갈래 길이 있다.
한 곳은 사진처럼 비탈길이고 다른 한 곳은 계단길이란다.
△
법운당
약사전 맞은편에 법운당과 적멸보궁을 찾는 사람들이 머무는 요사채가 있다.
△
적멸보궁
약사전에서 부터 급한 경사길이라 숨이 차는데, 저만치 절집 하나가 살짝 보인다.
적멸보궁이다.
▽
△
법흥사 적멸보궁(法興寺 寂滅寶宮)
△
적멸보궁 내부
스님이 앉아서 불공을 드리고.
스님이 목탁을 두드리며 예불을 드리는데 어찌나 정성스러운지 불자가 아닌 나는
차마 법당 안에 들어가지 못하니
유리창에 바깥 풍경이 비춰 내부를 자세히 담을 수 없다.
적별보궁 안에는 불상이 없고,
대신 동그란 동산같은 뒤쪽 풍경이 훤히 보이는 유리창 하나가 뚫려 있다.
유리창 너머로
사자를 닯았다는 사자산의 봉우리 3개가 보인다는데, 유리창에서 똑바로 뻗으면 사자의 귀 부분에
닿는 그곳에
진신사리가 봉안되어 있다고 한다.
스님이 서서 불공을 드리네
▽
적멸보궁에 와도 부처님 진신사리는 볼 수 없거,
유리창 너머
사자를 닯았다는 사자산 봉우리 3개가 보이고, 유리창에서 똑바로 뻗으면 사자의 귀 부분에 닿는데,
그곳에 진신사리가 봉안되어 있다고 한다.
대체로
나이 드신 분들은 눈이 침침하여 적멸보궁 건물 뒤 석굴 옆에 서 있는 부도를 진신사리탑으로 아는 듯하다.
절에서는
그곳이 진신사리가 묻힌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쉽게 설명해야 하는데
그러하지 않음은
뭘까?
1박 2일 일정에서
다른 일정을 취소하고 찾아온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의 한 곳인 강원도 영월 사자산 기슭 법흥사까지 와서
두 손 모아 부처님께 인사도 못 드렸다.
드리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도 아닌데, 무엇이 못마땅하였는지 안 드렸더니
돌아와 이제 후회하네.
내가 이곳에 온 목적은 무엇인가?
나는 불자가 아니기에 무엇을 기원하거나 바라고 온 것이 아니다.
경험상 적멸보궁 자리는 특별한 자리라는 것을 알기에 그곳에 서서 저 아래 세상을 바라보고 싶었는데,
나무들이 앞을 가려 저 아래 세상을 볼 수 없다.
올라올 때는 비탈길로 왔으니 내려갈 때는 계단길을 이용한다.
△
약사전과 산신전
△
핸드폰이 흔들려 담은 사진과 흔들리지 않은 사진의 비교
▽
△
적멸보궁 올라갈 때
도로를 경계하는 돌담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도 모르고 올라갔는데 내려올 때 보이네.
우리의 삶이 이러할 것이니 두 눈 똑바로 뜨고 갈 일이다.
▽
△
영월 흥녕사지 징효대사탑비
보물 제612호
징효대사 절중 스님(826~900)은
신라말 구산선문 중 사자산파를 창시한 철감도윤 스님(798~868)의 제자로
흥녕사(법흥사의 옛이름)에서 선문을 크게 중흥시킨 인물이다.
보인탑비는 절중 스님의 행장과 신라 효공왕이 ‘징효대사’라는 시호와 ‘보인’이라는
탑명을 내린 것 등을 적고 있다.
▽
△
징효국사 부도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72호
부도는 스님들의 사리를 모신 탑을 말하며 이곳에는 징효대사 스님의 사리가 봉안되어 있다.
또한, 사리탑 옆으로
오랜 밤나무(500여년)가 함께 도량을 지키고 있어 세월의 깊이와 숭고한 멋을 느끼게 한다.
▽
△
극락전
극락의 주불인 아미타불은
자기의 이상을 실현한 극락정토에서 늘 중생을 위하여 설법하고 있는데,
이를 상징하는 극락전을 아미타전 또는 무량수전이라고도 한다.
이곳은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이 협시보살로서 봉안되어있다.
관세음보살은 지혜로 중생의 음성을 관하여 그들을 번뇌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며,
지장보살은 지혜의 광명으로 모든 중생을 비추어 끝없는 힘을 얻게 하는 보살이다.
아직 현판도 달지 않은 것을 보니 새로 불사를 했나?
△
조사전
조사전은 조사스님, 사찰의 창건주 그리고 고승대덕의 영정을 모시는 전각이다.
사찰에 따라 국사전, 국사당, 영각, 조사각 등으로 부른다.
특히 선종사찰에서는
한 종파를 개창한 조사스님과 그 사법(嗣法) 제자들은 그 사찰의 상징적 존재이기에 영정을 봉안한다.
교종은 경전에 의거한 문헌적 해석을 중시하지만,
선종은 직관을 통한 실천수행을 강조하기에 스승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징효대사의 스승 철감국사는 전남 화순 쌍봉사에서 입적하여 그곳에 승탑을 모셨으며,
그의 제자 징효대사는 사자산문을 크게 중흥시킨 후 스승 철감국사를 사자산문의 개창조로 모시어 세웠다.
법흥사의 조사전내부에는 자장율사와 징효대사를 모셔놓았다.
△
삼성각
삼성 신앙은 불교가 우리 민중의 생활과 정신에 깊숙이 토착화됨을 말해주는 곳이다.
칠성님 또는 칠원성군님, 독성님 또는 나반존자님(홀로 깨달아 아라한의 경지에 이름),
용왕대신(물의 신)님을 모신 곳이다.
△
법흥사 미인송(美人松)
△
극락전 - 종각 - 조사전
법흥사 전각 중 적멸보궁과 몇 몇 건물을 제외한 다른 전각들은 오래된 맛이 없는 것은
불사를 100여 년 전에 해서일 것이다.
16:05
1박 2일 영월 여행의 마지막은 적멸보궁 법흥사였기에
이제 법흥사를 떠난다.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이라
귀성차량으로 고속도로가 막힐 것을 예상하고 서둘러 출발했는데, 여주 - 이천 구간만 조금 막히고
우려했던
영동고속도로 신갈에서 인천 구간은 소통이 좋아 생각보다 빨리 인천에 도착했다.
영월은
가는 곳 마다 단종에 대한 역사가 있고,
산 높고 골 깊어 신선한 공기와 맑은 물이 흐르는데,
주천강, 평창강이 합수되어 서강이 되고, 동강과 서강이 영월에서 합수되어
남한강이란 이름으로 제천 단양으로 흐르는 곳,
다음엔
동강의 명승지 어라연을 찾아 다시 와야 하는
아름다운 영월이었다.
19:15
아무 탈 없이 1박 2일 영월 여행을 마치고 귀가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牛馬처럼 걷는 강원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월) 명승 제75호 - 영월 한반도 지형(寧越 韓半島 地形) (0) | 2018.11.21 |
---|---|
(영월) 명승지 제76호 - 석양에 보는 영월 선돌(寧越 立石) (0) | 2018.11.19 |
(철원) 가을이 머무는 순담계곡(蓴潭溪谷) (0) | 2018.11.06 |
(철원) 기차 타고 순담계곡(蓴潭溪谷) 가는 길 (0) | 2018.11.04 |
(철원) 가을 가득히 내리는 삼부연 폭포(三釜淵瀑布) (0) | 2018.10.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