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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馬처럼 걷는 강원 여행

(영월) 단종애사(端宗哀史) - 7. 단종의 유배길 청령포(명승 제50호)


단종애사(端宗哀史)

 7. 단종 유배길의 마지막 - 청령포

명승 제50호




 

 

언제 : 2018년 9월 26일 수요일

어디 : 강원도 영월군 남면 광천리 산67-1번지 등


 

1457년 6월 28일 늦은 밤

단종과 그 일행은 배일치에서 지는 해를 바라보며 절을 올리고,

 30리 남은 청령포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여 옥녀봉과 선돌 아래 흐르는 서강을 따라

늦은 밤 청령포에 도착

횃불 들고 나룻배로 서강을 건넜을 것이다.

 

지난밤

나도 선돌에서 해가 저물어 먼저 영월 읍내에 숙소를 정하고

청령포에 오니

어쩌면 단종과 그 일행이 도착했던 시간 즈음이었을 것이다.

 

 

2010. 5. 14. 금요일

청령포를 여행하고, 8년 4개월 만에 다시 청령포를 찾았다.

 

살아

 한 번도 못 가는 곳이 얼마나 많은데,

같은 곳을 두 번이나 와서 본다는 일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대단한 인연이고 말고.

 


 

 

영월 청령포(寧越 淸泠浦)는 조선 제6대왕 단종이

1457년(세조 3) 세조(世祖)에 의하여 노산군(魯山君)으로 강봉된 단종이 유배되었던 곳으로,

그해 여름 홍수로

영월부 객사인 관풍헌(觀風軒)으로 옮기기까지 유배생활을 했던 곳이다.

남쪽은 층암절벽으로 막혀 있고 동ㆍ북ㆍ서쪽은 남한강 상류의 지류인 서강(西江)이 곡류하고 있어

배로 강을 건너지 않으면 밖으로 나갈 수 없는 특수지형이며,


천연기념물인 ‘관음송’을 비롯하여

단종의 어가 주변에 조성된 크고 오래된 소나무림이 270° 돌아흐르는 서강과 어우러져

자연 경관이 뛰어난 명승지이다.


이곳 청령포는 2009년 12월 26일 대한민국의 명승 제50호로 지정되었다.












 

 

 

 


 

나룻배 타고

서강 건너 청령포 도착하여 모래와 자갈 지대에는 삶이 얼마나 질긴지 이름 모를 

노란 꽃이 많이 피었다.

 

 


 

노란 꽃은

서러움의 꽃이라는 생각에

이 꽃들은 어린 단종의 혼이 꽃을 피웠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밤

 꽃 

비바람에 젖어 흔들리는 아픔 보았는가

 

아직도

눈물

나는

슬픔 남았기에 가지 못하고

 

저만치

서서 

잔잔한 미소로 우리를 바라보는데 

 

  


나룻배에서 내려

먼저 아름드리 소나무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솔숲에 들어가면 그 중앙에 어소가 있어

가는 길이 향기롭다.

 

 

 

단종유배길은

 6월 21일 창덕궁 돈화문을 출발 6월 22일 광나루에서 뱃길로 여주 이포나루에서 뭍으로 출발하여

6월 26일 영월 관내에 도착했다.

 

영월 관내에 들어온 26일 이후의 행적을 따라왔다.

영월 관내 길이는 43㎞.

통곡의 길(솔치~주천 10.5㎞)과 충절의 길(주천~배일치 마을 17㎞), 인륜의 길(배일치 마을~청령포 15.5㎞)

3개 코스다.


“저물녘 영월땅에 들어선 단종은 솔치고개에서 7.5㎞ 떨어진 역골(공순원)에서 묵은 뒤,

이튿날

길을 재촉해 청령포에 이르렀다”는데,

주천 역골에서 청령포까지는 35.5㎞를 하루에 걸은 셈이다.


가마솥 같은 무더위에

험한 영월의 산길과 강길을 하루 만에 걷는 건 무리였을 터.

 

 

 △

어소가 보인다.


 

 △

단종에게 절을 하는 소나무

 

 

절하는 소나무


 

아무도

찾아

문안드리지 않으니

 

사람도 아닌


한 그루 소나무


사람보다

낫네

 


 △

행랑채


 

 △

어소와 어소 위치를 알리는 비의 비각


 

 

 

 

 

 

 


어제시(御制詩)

千秋無限寃 寂寧荒山裡 (천추무한원 적령황산리)

천추의 원한을 깊이 품은채 적막한 영월땅 황량한 산 속에서

 

萬古一孤魂 蒼松繞舊園 (만고일고혼 창송요구원)

만고의 외로운 혼이 홀로 헤매는데 푸른 솔은 옛동산에 우거졌구나

 

嶺樹三天老 溪流得石喧 (영수삼천노 계류득석훤)

고개위의 소나무는 삼계에 늙었고 냇물은 돌에 부딪쳐 소란도 하다

 

山深多虎豹 不夕掩柴門(산심다호표 부석엄시문)

산이 깊어 맹수도 득실거리니 저물기 전에 사립문을 닫노라


 

어소에서의 단종

 





어소의 전경

 

 

 

 

어소를 둘러보고 다음엔 관음송으로 이동한다.

 

영월 청령포 관음송

영월 청령포 관음송

 

 

청령포에 들어서면

눈길을 붙잡는 것은 울창한 솔숲이다.

그 숲 한가운데에는 비범해 보이는 거대한 소나무가 있다.

단종의 비참한 모습을 보았고(觀) 오열하는 소리(音)를 들었다고 해서 ‘관음송(觀音松)’이라 불리는 나무다.


관음송의 수령은 600년이 넘는다는데, 천연기념물 제349호다.

 

단종이 유배 생활을 할 때 이 소나무 가지에 걸터앉아 쉬었다는 얘기를 토대로

당시 수령을 80년으로 추정해 계산해낸 나이란다.  

 

노산대

수십 길 절벽에

구절초가 애처롭게 꽃을 피우고 있고, 선돌 방향에서 휘돌아오는 서강이 깊다.

 

 

 

노산대
어소에서 서강 절벽 위의 바위들로, 해 질 녘 이곳에 올라 자신의 신세를 생각하며

많이 울었을 것이다.

그리고

더 오르며 돌을 주워 망향탑을 쌓았을 것이다.


 

망향탑

청령포 뒷산 층암절벽 위에 있는 탑으로

단종이 유배생활을 할 때, 자신의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근심 속에서도

한양에 두고 온 왕비 송씨를 생각하며 여기저기 흘어져 있는 막돌을 주워 쌓아 올렸다는 탑으로

단종이 남긴 유일한 유적이다.  



 

 

노산대에서

 

 

남의 애태우는

절벽

수십

 

아래

서강

 

깊어

검푸르네


 

척박한 노산대

홀로

 

그리움

참을 수 없어 

 

지는

바라보다
 

산도

울고

강도 울고

 

하늘도 울고

 

 

 



 

 

 

 


 

추석 연휴라서인지,

연세 지긋하신 어른 단체 관광객과 학생이 끼인 가족들이 청령포를 많이 찾는다.

 

이곳 청령포는

대한국민이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한번은 찾아와 둘러보고 싶은 곳이리라.

 


청령포에는 단종이 그곳에 살았음을 알리는 비석,

단종이 머물던 거처,

그리고 민간인들의 접근을 금하는 명령을 새긴 ‘금표비(禁標碑)’가 있고,

단종이

한양을 바라보며 시름에 잠겼다는 노산대,

그리고

 부인 정순왕후를 생각하며 쌓은 돌탑도 있다.

 


 뜨거운 여름을 청령포에서 보낸 단종은 유배 온 지 두어 달 만에 거처를 옮긴다.

 

 가을이 깊어가는 10월

뜻하지 않은 홍수로 서강이 범람해 청령포 일대가 물에 잠기자

단종은 영월부 중심 객사 ‘관풍헌’으로 처소를 옮긴다.



- 다음은 관풍헌을 올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