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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馬처럼 걷는 강원 여행

(영월) 강원도 문화재 자료 제41호 - 요선정(邀仙亭)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41호

숙종.영조.정조의 어제시를 봉안한 요선정(邀仙亭) 

 

 

 

 


언제 : 2018년 9월 25일 화요일

어디 : 강원도 영월군 무릉도원면 무릉리 산 139

 

 


요선정(邀仙亭)은

주천강 상류에 있는 건축물로,

 1984년 6월 2일 강원도의 문화재자료 제41호로 지정되었다.

 

요선정 가는 길은

미륵암 뒤편 숲길을 5분 정도 오르면 요선정이 나오는데, 정자 앞에는 고려 시대 마애석불과

형태를 잃어버린 작은 석탑이 서 있다.

 

1915년 이곳 주민들이 정자를 세우고 주천 청허루에 봉안되었다가 일제에 의해 일본으로 건너간

 숙종과 영조의 어제시를 비싼 값에 사 들여, 정조의 어제시 현판과 함께

이곳에 모셨다.


건물은 앞면 2칸·옆면 2칸이며,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인 팔작지붕이다.

 

정자의 앞면 오른쪽에는 이응호가 쓴 ‘요선정’, 왼쪽에는 ‘모성헌’이라 적힌 현판이 걸려 있고,

그 외에 홍상한이 쓴 청허루중건기, 요선정기, 중수기가 걸려 있다.


 

 

사진 우측 바위 절벽 위에 요선정이 있다.


 

미륵암

우측 뒷산을 올라가면 요선정이 있다.

 

 




 

 

요선정 한쪽 주천강 쪽으로 마애불과 본래의 형태를 잃어버린 석탑이 있는데,

오래전

이곳에 암자가 있었음을 말하고 있다.

 

 

이응호가 쓴 ‘요선정’, 왼쪽에는 ‘모성헌’  

 



숙종 말년 1720년

조선 초 왕조애사를 바로 잡기 위해 영월에 유배되어 승하한 단종을 종묘에 모시는 한편

노산묘를 장릉으로 추봉하였다.

1698년(숙종24) 정월에

숙종은 원주목사 심정보에게 주천에 있는 빙허루와 청허루에 어제시를 내린다. 

어제시를 봉안하던 청허루가 오랜 세월이 지나며 화재로 손실되었는데,

청허루가 재건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영조가 숙종의 어제시 한편에 지어 다시 달게 하였는데

그후 청허루는 붕괴되었고, 어제시 현판은 일제에 의해 일본으로 보내졌는데,

무릉도원면 요선계원들에 의해 다시 국내로 반입되어

요선정을 세우고 이곳에 봉안하게 되었다.

 

숙종의 어제시와 영조의 어제어필시


숙종의 어제시

憑虛淸虛兩樓詩 (빙허청허양루시)      빙허루 청허루 두 누각의 시

聞說雙樓在酒泉 (문설쌍루재주천) 들으니 쌍루가 주천에 있다고 하는데

幾經葺理尙能全 (기경즙리상능전) 몇 번이나 지붕 갈고 고쳐 아직 온전한고?

峨峨石壁靑雲接 (아아석벽청운접) 높고 높은 석벽은 푸른 구름에 닿았고

漾漾澄江碧水連 (양양징강벽수련) 넓고 넓은 맑은 강은 푸른 물에 이어졌네

山鳥好禽鳴樹上 (산조호금명수상) 산새와 고운 날짐승이 나무에서 지저귀고

野花春草映階前 (야화춘초영계전) 들꽃과 봄풀은 섬돌 아래에 비쳤네

携登宮醞呼兒酌 (휴등궁온호아작) 술 들고 올라서 아이한테 붓게 해 마시고

醉倚欄干白日眠 (취의난간백일면) 취하여 난간에 기대어 낮잠을 이루네

 


영조의 어제시
한누각이 이루어지고 훼손되는데 따라 무겁고 가벼움이 있는것이 아니라
좋은 글과 글씨가 황홀하기만 하니 이 누는 이것으로 빛나고
그 고을의 산천 또한 이것으로 인해 빛나니 이 누각이 이고을의 자랑이 아니겠는가
기와를 잇고 수리하는 일은 가히 힘 쓸줄 믿으니
공경해서 시를 짓고 대략을 적어 그 곁에 달게 하노라
 

 

정조의 어제시

청허루에 봉안된 두 분 선왕의 어제시를 소중히 간직하도록

"경취주천현루소봉"

서를 지어 두 분 선왕의 어제시 옆에 걸게 하니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주천은 옛 고을로 지금은 원주에 속해 있으며 청허와 빙허의 두 누각이 있는 경치 좋은 곳

옛날 심정보 목사가 있던 고을이다.




그리고

사방에는 요선정 중수기, 요선정기, 기부자 등 많은 현판들이 걸려 있다.


 

 




요선정 중수기 



 




 △

요선정기 와 기부기







 


 




요선정에서 바라본 풍경은

산줄기 사이로 주천강 유려한 물줄기는 거칠 것 없는 깨끗함에 활기차게 노래하며 흐르고,

산새들은 동무하여 술래잡기하는 듯 날갯짓이 바쁘다. 





요선정 앞 너른 바위 위에는

 옛 호롱(oil lamp)을 닮은 바위가 올려 있는데, 그 바위 앞면에 고려 시대 마애불이 모셔져 있다.


마애불 앞에는

제 모습을 잃어버린 조그만 석탑이 어울리지 않게 서 있다.

마애불 바위의 뒤로 가니

주천강 절벽에 장송 한그루 서 있고,

그 아래는 강물 흐르는 소리가 마치 목탁을 치며 불경을 외우는 듯 청아하게 들린다.









요선정 옆 바위 한 면에

음각으로 새겨 놓은 마애불좌상은 1982년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74호로 지정되었다.

강원도 내 마애불상은 많지 않다.

철원군 동송면에 있는 마애석불과 함께 문화재로 지정된 예는 2구에 불과하다.





이 곳에 있는 마애불은 그 중의 하나로

얼굴은 양각으로 되어 있으나 그 밖의 부분은 선각으로 음각한 좌상이다.

얼굴은 타원형으로 양감이 풍부하며 머리는 소발로 육계가 있다.


상체는 길고 원만하지만

결가부좌를 하고 있는 하체는 상체에 비해 크게 조각이 되어 조금은 균형을 잃고 있다.

두 손은 가슴에 표현하였는데 오른손은 자연스럽게 펴서 손등을 보이고 있고,

 왼손은 오른손에 평행이 되게 들고 있다.

 

  

 


광배는 두신광을 표현하였으며,

그 중 두광은 연꽃무늬를 돋을 새김하였고, 신광은 두줄로 선각해 놓았다.

밑으로 연꽃 문양의 대좌가 있어 그 위에 부처가 앉아 있는 모습으로 높이는 3.5m이다.

전체적으로 상하의 균형을 잃고 있으나 힘찬 기상이 잘 표현되어 있는 마애불상으로 옆에 있는 청석탑과 함께

고려 시대에 제작된 불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석탑

석탑의 밑받침은 화강암인데, 없어진 화강암 석탑 대신 청석을 바탕으로 탑을 올려

균형미를 잃고 기울어 서 있다.

 




요선정은 

영월 동강과 서강이 합수되어 남한강이란 이름으로 단양과 제천으로 흘러드는데,

 서강의 한 갈래인 주천강 상류,

풍경이 아름다운 주천강 가에 자리하고 있다.


정자의 앞면 오른쪽에는 이응호가 쓴 ‘요선정’, 왼쪽에는 ‘모성헌’이라 적힌 현판이 걸려 있고,

그 외에 홍상한이 쓴 청허루중건기, 요선정기, 중수기가 걸려 있다.


단종의 유배길을 여행하면서

주천에서 가까운 곳에 이렇게 아름답고 유서 깊은 바위와 정자 그리고 마애불이 있어

일부러

유배길을 벗어나 이곳을 둘러 보았다.


다음은

단종의 유배길로 다시 돌아와

주천에서 강을 건너 쉬었다는 쉼터와 군등치 - 배일치 - 옥녀봉 - 선돌까지 담으련다.

 

하늘 푸르고,

햇볕 좋고, 바람 살랑이니 푸르던 잎에 단풍 들고 추석도 지나 시절도 좋아

주천 들엔 누런 벼들이 추수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