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옥녀봉에서 본 금강과 강경포구
언제 : 2018년 8월 13일 월요일
어디 : 충청남도 논산시 강경읍 북옥리 135-1
참으로 무더운 날이다.
오전에 찾아간 나바위성지에서 강경역으로 나오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마을 사람을 볼 수 없는 것은
워낙 더우니 사람이 오고 가지를 않는다.
강경역에서
옥녀봉을 물으니 걸어가기도 그렇고 택시를 타기에도 그렇다며 확실하게 대답을 듣지 못해
천천히 걸어보았더니
날씨만 좋다면 충분히 걸어 다닐 수 있는 거리였지만, 요즘처럼 삶아버릴 듯한
폭염에선 걷는 것은 무리였다.
주인이 무식하면 하인이 힘이 든다는 말이 오늘 나와 같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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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행 완행열차(무궁화열차)
서대전을 지나면서
" 잘 있거라 나는 간다. 이별에 말도 없이 - 중략 - 목포행 완행열차"
나도 모르게 읊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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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역 풍경
오늘 하루 얼마나 땡볕에서 고생할 줄 모르고 여유를 부리고 있다.
강경하면
강경포구와 내 지인이 졸업했다는 강경 상고가 떠오른다.
조선과 일제강점기에는
원산과 더불어 전국 2대 포구였고, 평양과 강경 그리고 대구가 전국 3대 큰 장이 서는 곳으로
이름을 날렸다.
강경은 이번이 두 번째 길이다.
오십 초반에
지인들과 호기심에 묻지마 관광버스를 탔는데, 강경 젓갈을 파는 곳에서 점심을 들고
가이드의 소개로 젓갈을 파는데,
누군가 두 통을 사더니 내게 한 통을 준 적이 있다.
그날
목적지는 마곡사였는데, 다른 사람은 어디서 무얼 하는지 나와 다른 한사람 외엔
마곡사에서 만난 사람이 없었다.
세월은 그렇게 흐르며
시끌벅적했던 강경포구는 초라한 흔적 몇 조각 남기고 지금은 짜디짠 젓갈로 그나마 이름을 이어가는데
머지않아 곧 사라지고 말 듯
숨이 콱콱 막히는 무정한 뙤약볕과 아스팔트 지열이 거리를 달구어
거리엔 사람이 없다.
시끌벅적해야 할 젓갈 골목들은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대략 감을 잡고 걷다 보니
옛 강경포구와 강경갑문이 저만치 보인다
옛날엔 조그만 배들이 이곳에 벅적거렸을 터인데, 옛과 같이 물은 흐르나
옛 정취는 찾아 볼 수 없다.
인적 없는 곳에
역사 속으로 강경여행이라는 아취가 더위에 헉헉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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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강경 갑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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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강경 갑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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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 갑문이 등록 문화재가 되었으면
당연히
보존하고 관리해야 하는데, 내가 보기엔 관리가 부실하여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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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강경포구
현재 강경포구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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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 포구는 서해에서 잡은 어류를 내륙으로 운반하는데
금강을 이용할 수 있어 큰 시장이 형성되던 곳이며,
일제강점기 논산들 곡식을 착취하여 군산으로 운반, 군산에서 대형 선박으로 일본으로 보내졌기 때문에
강경포구는 그 시절 번성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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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방향(상류)
군산 방향(하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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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은
전라북도 장수군 신무산(897m)의 뜬봉샘에서 발원하여
호서 지방을 거치며 논산과 강경에서부터 충청남도와 전라북도의 도계를 이루면서 서해로 흘러들어가는
392km의 우리나라 낙동강, 한강 다음의 3대강이다.
금강은 호수처럼 잔잔하다고 호수 같은 강 즉 호강이라고 불리기도 하였고,
금산군에서는 적벽강, 부여군에서는 백마강,
공주시에서는 웅진강(熊津江)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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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봉
옥녀봉은 논산 8경 중 하나로,
송재정(정자)과 봉수대에서 강경읍내나 금강을 조망하기에 좋다.
옥녀봉 정자에서 바라보면 사방이 거칠 것이 없이 훤하고, 논산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또 부여와 익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고,
평야와 강이 조화를 이루고 저멀리 산이 배경처럼 서 있어 한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
옛날 이 산 아래로 흐르는 강물은 아주 맑았고,
산은 숲으로 우거져 있었으며 사방으로 끝없이 펼쳐진 넓은 들이 있어 경치가 더없이 좋았다고 한다.
때문에 옥녀봉은 달 밝은 보름날 하늘나라 선녀들이 이 산마루에 내려와 경치의 아름다움을 즐겼고
맑은 강물에 목욕을 하며 놀았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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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봉
봉수대가 있으며 이곳에서 금강과 강경 읍내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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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봉 곰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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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봉에서 본 부여 방향 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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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봉 곰바위에서 본 강경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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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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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봉에서 본 군산 방향 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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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봉에서 본 황산대교와 강경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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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봉에서 본 강경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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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봉에서 본 강경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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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봉에서 본 강경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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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갈 박물관이라고 누가 알려주었는데, 너무 더워 가지 못하고 옥녀봉에서
당겨 사진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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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젓갈 시장의 대표상품인 새우젓.
논산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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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시절 지어진 구 한일은행.
지금은 강경의 역사를 한 눈에 읽을 수 있는 강경역사문화박물관으로 변신했다.
논산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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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시절 지어진 건물이 줄지어 서있는 강경읍 구도심.
논산시 제공
강경읍내 골목 곳곳에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근대건축물을 문화유산으로 정비해
관광객들이 구매한 젓갈 봉지를 들고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할 수 있는
테마공원을 만든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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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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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봉에 있는
박범신 소설 "소금"의 배경이 된 집이라고 소개는 되었는데, 보존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아
안타깝다.
이왕
지역 문화를 소개하였으면 여행자 혹은 독자들이 한번쯤 찾아 보며 소설을 기억할 수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안 보는 것이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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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이 희미하게 보인 앞에는 KTX철길이 길게 늘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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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정
하루 중 가장 더운 시간에 땀을 뻘뻘 흘리며 옥녀봉에 있는 정자에서 금강을 보려고 올라가니
어르신 세 분이 세상 이야기를 나누고 계신다.
"허이쿠! 이렇게 더운 날 유람을 다니십니까?"
내가 멋쩍게 웃으며
"시간이 나서 강경 구경을 왔습니다."
"어디서 오셨습니까?"
"인천에서 왔습니다."
깜짝 놀라며 시원한 커피 한 잔 드시라며 포트에 든 커피를 따라 주신다기에
그들의 대화가 정치적이며 나와 어울리지 않은 얘기에 끼고 싶지 않아 고맙지만, 저도 배낭에 있다며
자리를 떠
옥녀봉 정상 당산나무 아래에서 금강을 바라보며 여유작작하렸는데,
웬걸
젊은 스님(느낀대라면 땡중) 한 분이 옷도 단정히 차려입지 않은 채
큰 소리로 손을 흔들며 누군가와 전화를 한다.
내가 옆 벤치에 앉는데도
참선이 어떻고, 도반은 뭐가 문제라며 30분이 지나도 멈추지 않는다.
목이 쉴만도 한데.....
진짜 스님이라면
조금의 배려심은 있어 목소리를 낮추든지 아니면 자리를 옮겨 떠들든지 할 터인데,
참선을 하면 정신도 맑아진다는 놈이.......
더는 듣기 싫어
아직 독기가 빠지지 않은 햇살을 받으며 옥녀봉을 내려와
콩국수로 배를 채운다.
바지는 걷어 올리고 흥분하여 손짓 하며 큰소리로 전화를 하는 땡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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