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의 덕수궁 돌담길
언제 : 2017년 11월 13일 월요일
때론 혼자 걷고 싶거나 여행을 하고 싶을 때가 있다.
오늘은 독서실 휴무일이라
서울 중앙대병원 진료 예약된 날인데, 다른 일이 급하게 생겨 그 일 처리하느라 진료일을 변경하고
전철로 서울에 나가 점심을 든 후
마치
외국인 여행자가 배낭과 카메라를 목에 걸고 사진을 담듯 혼자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만추의 덕수궁 돌담길을
한 바퀴 돌며 사진을 담았다.
2017년 8월 30일
덕수궁 돌담길이 완전히 개방된 줄 알았는데,
예전 막혔던 부분에서 약 100m를 개방했지만, 영국 대사관이 성공회 앞까지 돌담길을 막아
완전히
덕수궁 돌담길이 개방되기까지는 쉽지 않을 듯싶다.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앞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
덕수궁의 만추
비록 아픈 역사의 흔적이 덕지덕지 묻어있는 덕수궁이지만, 늦은 가을은 그 역사의 현장을 둘러싸며
멋진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있다.
덕수궁 돌담길 가로수에는
겨울옷을 입혀 무더위를 그늘에서 피할 수 있게 해준 나무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아주 따뜻한 정을 나누고 있다.
기상청은 오늘 오후
늦게 비가 내리고 기온이 내려간다고 하던데 겨울옷이 젖지 않았으면 좋겠다만.
주말에는 다채로운 행사로 볼거리가 많겠지만,
호젓한 월요일 오후인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덕수궁 돌담길을 걷는다.
정동 사거리
한국 근대사의 일번지
주변에는 미국 공사관, 정동교회, 배재학당, 이화학당, 러시아공사관, 러시아 대사관
을사늑약의 현장 중명전 등이 자리하고 있다.
작곡가 이영훈 기념 조형물
"광화문 연가" 작곡가 이영훈씨를 기념하는 작은 조형물이 정동길과 미대사관길 사이에 있다.
익숙하지 않아서일까? 미공사관(경찰들 경비) 방향으로는 사람이 많이 통해하지 않는다.
덕수궁 후문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석조전을 담았다.
덕수궁 대한문에서 정동 사거리까지는 평지인데 미국공사관을 통과 구세군교회로 넘어가는 길은
약간의 고갯길이다.
그 고갯길 좌편은 미국 대사관저라서인지 담이 유별나게 높다.
덕수궁 돌담 위에도 낙엽이 쌓이고
△
일정한 돌담 높이를 유지하기 위해
고갯길을 오르면서 돌담 기와장이 멋들어지게 층을 이루고 있다.
▽
고개 몰랑에서 곧바로 내려가면
구세군 교회 - 경기여고 옛터 - 덕수초등학교를 지나 광화문 일대로 나갔는데,
2017년 8월 30일
막혔던 돌담길 100m를 열어 영국대사관 정문과 후문 사이만 막히게 되었다.
보이는 기둥에서 영국대사관 후문까지
아름다운 단풍 사이로 남산 서울 타워
△
영국 대사관 후문
약 100m를 통과하지 못해
영국 대사관 후문을 벗어나 광화문 4거리 - 조선일보 미술관 - 성공회 - 영국 대사관 정문까지
약 1.5km를 걸었다.
영국 대사관 정문
▽
△
서울 시청 방향 영국대사관 정문
아쉽다.
남북한도 철조망에 막혀 오고 가지 못하고, 뎍수궁 돌담길 약 100m도 영국 대사관이 떡 버티고 있어
마음대로 오가지 못하다니.
덕수궁 돌담길이 개방되었다고 하니
나처럼 덕수궁 돌담길을 완전히 한 바퀴 걸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이 찾아왔다가 돌아 나간다.
영국대사관 약 100m는 막혀 다닐 수 없다.
사진 전면 높은 담 너머로 미국 대사관저 3개의 담이 설치되었다.
분명히
미 공사관과 대사관저 그리고 영국 대사관의 터는 옛 덕수궁의 선원전과 부속 건물이 있었을 것인데,
언제나
저 땅을 우리가 차지할 수 있을까?
장독대
개인이 이렇게 꾸며놓진 않았을 것이다.
△
구세군 중앙회관
붉은 벽돌 건물 틈의 기와집
△
옛 경기여고 터의 철조망과 쇠막대에 기댄 고목
▽
대한민국 수도 가장 한복판 광화문 사거리를 벗어나 골목에 들어서면
담쟁이 넝쿨이 겨울 채비를 하고 있다.
덕수궁 돌담길을 한 바퀴 도는데 영국 대사관이 떡 버티고 약 100m를 통과하지 못하고
약 1km를 돌아가는 길
어느새
날이 어두워진다.
교보문고 간판
삶에 시달려 숙였던 고개 들어 하늘을 보려다가 언뜻 보이는 교보문고 간판 한 줄의 글이
잃어버린 희망도 찾게 할 수 있다.
이순신 장군 동상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걸어 세종대로에 서니 해가 지고 군데군데 전광판이 화려하다.
1968년도
내 고등학생 등하굣길에 저 동상을 세웠는데 어느새 50년이 되었구나.
△
촛불의 의미
▽
제법 걸었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광화문 그리고 성공회까지 들렀다가 대한문으로 왔으니
결코
짧은 거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다리가 아플 정도도 아닌데, 발목이 시큰하여 옛 국제극장 터에서
잠시 쉬면서 옛날을 추억했다.
본래
계획은 청계천 등불 축제를 보는 것이었는데, 여유로운 오후에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며
학창시절과 계동 사옥을 옮기기 전까지 직장생활을 했던 광화문에 서서
혼자 웃어도 보았다.
이후 시간은 청계천 야간 등불 축제를 보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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