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원대리 속삭이는 자작나무숲
언제 : 2017년 10월 16일 월요일
어디 :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원대리
고교 시절이었던 1960년대 말
영화 오마 샤리프 주연의 "닥터 지바고"에서 광활한 시베리아 벌판에 끝없이 이어지던 자작나무 숲,
1980년 중반
서독에 근무할 때 보았던 가을의 황금 나뭇잎 흩날림과 겨울이면 은백의 나신으로 외로움에 울던 내 가슴을 할켜
붉은 자욱으로 겨울을 나던 자작나무숲
늘
늦가을에서 겨울로 들어서는 때는 자작나무에 대한 미련으로 체 한 듯 더부룩한 미련으로 몸살을 앓았는데,
늦었지만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명품 숲을 다녀왔다.
06:30
일행 4명이 인천을 출발,
김포대교를 건너 북한산 위용을 보며 외각도로를 달려 사패산 터널을 지나 미사리에서 춘천행 고속도로를 탔다.
가평 휴게소에서 아침을 간단하게 들고
10:35
원대리 자작나무숲 주차장에 도착했다.
구리에서 출근시간에 지체하지 않았으면 09:45 도착 예정이었는데.
원대리 자작나무숲 입구
10:45
관리소에서 입장하는 일행 4명을 확인하며 도로 상태를 문의하니
자작나무숲까지 가는 길이 원정임도와 원대임도 두 갈레인데, 다리가 불편하면 원대임도로 올라가서
내려올 때 원정임도로 오면 좋단다.
원정임도로 가면서
이곳저곳의 단풍과 더불어 통빗줄기처럼 쭉쭉 뻗은 천하지 않은 백색 자작나무와 먼 산그림자를 보며
정말 멋진 곳에 왔다며 일행은 감탄을 한다.
원래
일정에 없던 두 지인이 함께 자작나무숲에 동승하게 되어 일정이 바뀌었다.
어디서 왔는지 한무리 여성 단체관광객은 우리가 올라가는데 벌써 내려온다.
휴식시간
구불구불 산길을 따라 걸으며
곳곳에 핀 구절초와 가느다란 허리를 흔들거리며 환하게 웃는 코스모스를 사진에 담으며 벌써 만족해하는데,
나는 이미 이곳을 오늘 여행지로 정하며 다른 분 블로그와 뉴스를 검색했기에 아직은 이르다며
조금 더 올라자고 일행을 이끌었다.
12:00
원정임도는 끝에는
명품 자작나무숲길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이 있어, 우리 일행은 자작나무숲을 내려다 보며 일제히 탄성을 질렀다.
1년 후에 받는 우체통이 있어도 일행은 자작나무의 백색 줄기에 현혹되어
미처 흥미를 가질 여유도 없이 숲으로 달린다.
1코스
원대리 속삭이는 자작나무숲
이곳에 자작나무숲이 조성되기 전에는 소나무 숲이었으나, 솔잎혹파리가 확산돼 벌채한 후
1989년부터 1996년까지 자작나무 70 그루를 심었단다.
2008년부터 숲 유치원으로 개뱡하면서 전국에 알려지기 시작하여 진입로와 탐방로를 조성해
지난 2012년부터 일반인에게 개방하였다.
자작나무숲이 잘 조성된 6ha를 "자작나무 명품숲"으로 지정하여
2012년에는 숲속교실, 생태연못, 인디언집, 화장실, 탐방로를 2013년에는 계곡부를 정비하고 생태탐방 데크를 설치하였다.
"자작나무 명품수"은 목재 생산의 위주의 경제성만 추구하지 않고,
자작나무숲만이 간직한 생태적. 심미적. 교육적 가치를 발굴하여 여러분께 제공코저 한다.
정말 환상적이다.
자작나무숲 속 개울
산토끼와 다람쥐 그리고 사슴과 노루가 목을 축이는 곳
2코스 자작나무 숲속교실
인디언 집
사실
우리가 자랄 때 남한에는 자작나무를 거의 볼 수 없어 은사시나무가 자작나무인가 착각을 했고
그래서
자작나무는 외래수종으로 알았었는데,
중년에
시인 백석(1912~1995)이
1938년 함경남도 함주에서 쓴 시 '백화(白樺)'를 접하곤 북한 지역에 자생하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남한에서 자작나무 한 두 그루는 보았으나 군락지를 이룬 곳은 보지 못했는데,
최근
이곳 원대리 자작나무숲이 매스컴을 타며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는다. 아마도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대체로 어린 시절 명작소설에 나오는 자작나무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이며,
우리의 삶이 풍요롭고 많이 여유로워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자작나무숲 속 이벤트 현장
3코스
ㅎㅎㅎ
쓸만한 사진을 담아야지 괜히 폼만 잡은 듯
14:00
아침 출근길에 막힌 약 40분의 늦음이 점심시간에 영향을 미친다.
원래
점심은 이곳 원대리에서 들기로 했었는데, 잘못되어 인제읍으로 나가 박인환 문학관 인근에 있는
더덕 황태구이 정식으로 늦은 점심을 들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더덕 황태구이와 곁들이 산나물 반찬과 김치가 아주 맛있어 공깃밥을 추가하고
후식으로 마신 엄나무 식혜도 참 좋았다.
이제
박인환 문학관을 들렀다가 한계령에서 만물상을 바라보고 동해를 보려고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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