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제437호 - 정동심곡 바다 부채 길 -2
구간 : 부채바위 - 투구바위 - 오르막 계단 - 정동매표소
비는 그칠 줄 모르고 내린다.
11:30
부채바위가 가까와 지니 어쩌다 보던 사람들이 제법 많아졌다.
연세가 많으신 분이 많은데,
복잡한 주말을 피해 관광버스를 대절하여 정동심곡 바다 부채길을 구경 오셨나 보다.
우리 어머님 연세 92세
이젠 지팡이 의지하시어 걸음하시는데, 어머님 건강하게 다니실 때 부채길이 개방되었다면 모시고 오고 싶은 곳이다.
젊어도
형편과 사정에 따라 여행을 다니지 못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걸을 수 있을 때 명승지 구경하시며 맛난 음식 드시고 노후를 지내시는 것은
아름답게 보인다.
부채바위 이정표
삶이 항상 평탄하던가?
웃었으면 울어야 했고, 울었으면 또 웃는 날 오는 것이 우리의 삶이 듯
철제길도 힘들게 올라가고 또 내려도기도 한다.
부채바위 전망대에서 옥계방면을 당긴다.
동해항 인근의 상선
지나온 부채바위를 돌아본다.
마치
지중해 연안을 지나는 듯 물빛이 아름답다.
암벽에 붙은 담쟁이넝쿨에서 가을의 맛이 물씬 난다.
△
부채바위
정동매표소에서 출발하면 부채 바위의 첫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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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우리나라 처럼 철조망으로 막혀진 곳이 많은 나라 어디 있을까?
극동의 조그만 반도에서
수 천년 한핏줄 한민족으로 살아오면서 강대국 사슬에 이리저리 끌려 다니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그 반도 중앙에는
철조망이 가로 막혀 부모 형제 친지의 소식을 모른 체 어언 65년이 지났다.
언제쯤
이 철조망 걷우고 막힘없이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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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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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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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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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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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투구를 쓴 의연한 장군의 모습이다.
저 모퉁이 돌아가면 정동심곡 바다 부채길의 종착역이 보인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안치환 가수는 노래한다.
물론
꽃도 꽃 나름이고 사람도 사람 나름이지만,
정말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우면 그렇게 노래할 이유 없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꽃처럼 아름답고 향기로우려고
영육을 다듬어 초연하려고 노력한다.
비 젖은 구절초는 고고한 장년을 닮았다면,
해당화는 비에 젖으니 농염한 중년 여인을 닮아 외롭게 걸어와 만난 인연을 두고 떠나기 아쉽다.
비 내리는데
정동심곡 바다 부채길 걸으며 많은 기암괴석을 만났고, 널푸른 바다와 흐린 하늘 그리고 날아가는 새들도 보았지만,
척박한 바위 틈
한목숨 의지한 저 생명처럼 고고하고 향기롭고 아름답지 못할 것이다.
저 모퉁이는 길이 없고 선크루즈 리조트까지 계단을 올라야 한다.
정동매표소(선크루즈 리조트) 입구
우와~!
정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걸을 수 있음이 더구나 비 내리는 날에 걸을 수 있었음이 행복이다.
비록
계단길 따라 선크루즈 리조트까지 올라오는 동안은 지난밤 숙취가 남아 솔직히 "쎄가 빠졌다."
그럼에도
행복했고, 기뻤고 다행스러운 시간이었다.
머지않은 날
좋은 사람들과 다시 이곳을 걸으며 행복에 젖아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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