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날의 대관령 삼양목장
언제 : 2017년 9월 11일 월요일
어디 :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꽃밭양지길 708-9 (대관령면)
비가 내리면
여행길도 더디다.
처음 계획은 대관령 하늘 목장이었는데,
정동진 선 리조트에서 심곡항까지 택시를 타고 가는 길에 택시 기사분이 삼양목장을 추천하여
삼양목장을 찾아간다.
횡계 읍은 평창 동계 올림픽으로 도시가 완전히 탈바꿈하고 있어 여기저기 공사판인데,
비가 내리니 차는 완전히 흙탕물로 말할 수 없다.
안개로 아무것도 볼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대관령 삼양목장을 찾아가는 것은 어쩌면 갔다왔다는 보상심리의 하나일 수 도 있다.
해발 1,140m 동해전망대
삼양목장 입구에서 입장료 9,000원인데 경로는 5,000원
셔틀버스로 삼양목장 가장 높은 곳인 동해 전망대에 내려 백두대간 산줄기를 바라보고 싶었었는데
안개로 아무것도 뵈지 않는다.
하늘이 정하는 날씨라 인간은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멋진 풍광을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다는
셔틀버스 기사의 안내가 맛깔스럽다.
비는 내리고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많이 세워진 곳인데 안개로 바로 앞 풍력발전기조차 형체가 희미하다.
연인이라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은 안개 덮인 이 길을 걸으며 둘만의 시간을 가질 만 한데 아무도 걷지 않는다.
요즘 연인들의 낭만은 우리 때의 낭만과 다른가 보다.
구절초의 눈물
해발 1080m 연애소설 나무
△
저곳은 자전거 운행을 할 수 없는
비탈지고 짧은 구간인데 자전거를 끌고 내려오는 장면을 연출했네
▽
양 방목지
한 무리 양 떼가 우리가 나타나니 먼 곳에서 걸어온다.
아마 이곳에서 먹이를 주는지
양 떼가 걸음을 멈추고 기다리는데, 오늘은 비가 내려 먹이를 팔지 않아 먹이를 줄 수 없네.
3~40대에 이란과 이라크 그리고 터키에서 근무할 때 양들의 침묵을 보고 느낀 점은
양은 욕심부리지 않고 양순하나 아둔하게도 보인다.
나의 시선이 잘못되었을 수 있다.
양순하나 아둔하다고 느낀 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시각이다.
먹이를 주지 않으면 염소처럼 매에에~하고 울어야 하는데, 양들은 울지도 않고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
먹이도 주지 않고 버스가 떠나니 멍하니 버스를 바라보는 양 떼
왜 이러지?
먹이를 줘야할 판인데 그냥 가 버리다니.
나는 그런 양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혼자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서 내려온다.
그래서
이런 장면도 담을 수 있고.
오늘은 이런 날이라는 것을 알고 왔지만
쾌청한 날은
마치 아일랜드 목가의 한 곳처럼 참 멋진 풍경이겠다.
가을의 눈물
눈 내린 겨울에 보는 목초지도 나름 멋이 있을 것 같다.
젖소 방목지
타조 목장
타조 목장에 내리니 타조들이 먹이를 주는 줄 알고 앞다퉈 달려온다.
고지대 풍경을 담지 못하여 아예 주차장까지 도보로 이동하며
가을 풍경을 담는다
바람난 가을
비가 내림에도 다른 나뭇잎에 비해 유독 새빨갛게 단풍이 든 이유는
바람이 났다는 것이다.
명경포다리
해발 1,407m 황병산 기슭을 따라 내려온 개울
다알리아
꽃이 아름다운 것은 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며,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는 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꽃이 향기로운 것은 마음을 가슴에 품고 있기 때문이며,
사람이 꽃보다 향기로운 이유는 가슴에 품은 마음을 말로 고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사주목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된 주목은 강원도 정선의 두위봉에 있는 주목나무로
수령이 1400~1800년의 천연기념물 제433호인 주목나무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대관령 삼양목장의 주목나무는 직경이 2m 이상으로 볼 때 수령이 2000년 이상으로 추정되어 동양 최대의 주목나무라고
할 수 있으며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이라는
이 희귀한 주목나무는
대관령 삼양목장 개발 당시 발견되어 그 고귀한 가치를 한 층 더해주고 있으며
현재까지 건재하게 잘 보존되어 있다.
청연정
바람 우체통
다녀온 분들의 후기를 읽어보면
동해 전망대에서 바라본 목장 풍경과 멀리 하늘 끝과 닿은 동해가 그렇게 아름답다는데,
오늘은
비와 안개로 10m 앞을 볼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다음 기회에 다시 와야겠다.
동양 최대의 약 600만 평 너른 초지 대관령 삼양목장은 해발 850m ~ 1,400m 고지대에 1972년 목장을 설립하였다.
횡계 읍을 지나 대관령 산속으로 이동하니 처음 나타나는 목장이 하늘 목장이었는데
주차장에 차가 별로 없다.
삼양목장도 사람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 이상의 많은 차와 단체 견학도 있어 시끌벅적했으나
비와 안개로 고지대에선 아무것도 볼 수 없었음에도
불평 한 마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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