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청평사(淸平寺) 가는 길 -1
언제 : 2017년 2월 4일 토요일
어디 : 강원도 춘천시 북산면 청평리 674번지
확실한 기억은 2005년 12월 22일 청평사를 다녀왔는데,
그 사이
한번은 더 다녀왔을 것만 같은 곳인데 뚜렷하지 않다.
여행의 목적지를 정하는 것 중 가는 과정이 흥미롭거나 볼거리가 많다면 자주 갈 수 있는데,
바로
호반의 도시 춘천 청평사가 그러하다.
용산역에서 ITX열차를 타고
북한강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남춘천역이나 춘천역에 내려 소양강댐 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약 30분 정도 달리면 거대한 소양강댐 정상에 닿는다.
소양강댐 탑
소양강댐 조형물
오봉산(779m)과 청평사 안내도
소양강 처녀상이 살을 애는 추위에도 치맛자락을 날리고 있다.
소양강댐
하필
미세먼지가 일어 산그리메가 흐릿하다.
소양강댐에서 청평사 왕복 배삯은 6,000원
날이 추워 관광객이 있으려나 했는데,
왠걸
한 배 가득 차는 것은 청평사 가는 코스가 좋기 때문일 것이다.
배 안과 밖에 많은 사람이 청평사를 찾아간다.
오래전
"산"이라는 소주가 있었는데, 그 소주병 디자인이 생각나는 풍경인데,
겨울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겨울 산과 호수
보았네.
홀딱 벗은 영감이
코 골며
순결한 처녀 같은 하얀 눈
안고
낮잠 자는 것.
보았네.
못 볼 걸 보는 듯
하얀 거품
일으키며 으르렁거리는
소양강
푸른 물.
하늘과 맞닿은 산봉우리들 그리고 하얀 거품을 일으키며 달리는 겨울 호수 위
겨울 여행의 맛은 달콤 쌉쌀하다.
소양강댐 선착장에서 물살을 가르는 유람선을 타고 약 10여 분 후 청평사 선착장에 내려
굴곡진 산길을 약 15분 걸으면
다섯 봉우리가 아름다운 오봉산 기슭에 천 년 고찰 청평사를 오롯이 안고
길손을 맞이한다.
사진의 우측 계곡길을 따라 사진 좌측 계곡길로 올라가면 청평사
청평사 선착장
△
공주설화(公主設話)
청평사에는 당나라 공주와 관련한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중국 당나라 태종의 딸 평양공주를 사랑한 청년이 있었다.
태종이 청년을 죽이자 청년은 상사뱀으로 환생하여 공주의 몸에 붙어서 살았다.
당나라 궁궐에서는 상사뱀을 떼어 내려고 여러 치료 방법을 찾아보았지만 효험이 없었다. 공주는 궁궐을 나와서 방랑을 하다가
한국의 청평사에 이르게 되었다. 공주굴에서 하룻밤을 자고 공주탕에서 몸을 깨끗이 씻은 공주는 스님의 옷인 가사(袈裟)를
만들어 올렸다.
그 공덕으로 상사뱀은 공주와 인연을 끊고 해탈하였다.
이에 공주는 당나라의 황제에게 이 사실을 알려서 청평사를 고쳐 짓고 탑을 건립하였다고 한다.
이 때 세운 탑을 공주탑이라고 하고 공주가 목욕한 곳을 공주탕이라고 하며 상사뱀이 윤회를 벗어난 곳을
회전문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
거북바위
거북바위는 자연 암석으로 예전부터 거북이가 물을 바라보게 되면 청평사가 크게 융성할 것이라는
전설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이 바위의 아래쪽에 신규선(申圭善)이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는데 이 사람은 1915년에 청평사를 정비하고 청평사의 역사책인
청평사지를 편찬하도록 한 사람이다.
△
공주굴
구송폭포 앞 개울가에 있다.
구송폭포(九松瀑布)
구송폭포는 주변에 소나무 아홉 그루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폭포 위쪽에 사람이 쉴 수 있는 구송대가 있다. 구송폭포는 환경의 변화에 따라 아홉 가지 폭포 소리가 들린다고 하여
구성폭표(九聲瀑布)라고도 불린다.
이 폭포에서는 일 년 내내 많은 양의 물이 쏟아져 내린다. 특히 폭포의 양쪽에 수직으로 펼쳐진 절벽은 단정한 모습의 선비처럼
아름답다.
구송폭포는 춘천 서면 삼악산의 등선폭포, 남산면 문배마을의 구곡폭포와 함께 춘천의 3대 폭포로 꼽힌다.
- 모셔온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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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 담장과 눈 그리고 추녀
삼층석탑 가는 징검다리길
갔으면 봤어야 할 곳을 힘들다고 지나쳐 버리면, 그곳을 추억할 때마다 그곳이 궁금하여 아쉬움이 남는다.
바로
청평사 3층 석탑이 그러하다.
예전에 지나쳤던 3층석탑 = 공주탑을 눈길을 헤치며 찾아간다.
삼층석탑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8호
이 탑은 고려 초기에 건립된 석탑으로 3m가 조금 넘는다. 기단 위에 3층을 쌓은 탑으로,
지붕돌인 3층 옥개석은 계곡에서 찾아 복원을 하고 3층 탑신석은 새로 만들어 얹었다.
이 탑 아래의 가파른 오솔길은 현재의 포장길이 생기기 전에 청평사를 오가던 옛길로, 환회령이라 불렸었다.
경주 남산의 용장사지 삼층석탑에서도 이러한 예를 찾을 수 있다.
중국 당나라의 평양공주가 몸에 붙었던 상사뱀을 청평사에 와서 떼어내게 되자 그 은혜를 갚기 위해 이 탑을 세웠다는
공주 설화가 전하고 있어서 공주탑이라고도 불린다.
이렇게 아름다운 3층 석탑을 어떤 여건에 의해 보지 못하여
두고두고 후회했는데
드디어 3층 석탑의 우아한 자태를 보다.
△
진락공 이자현 부도(眞樂公 李資玄 浮屠)
진락공은 이자현이 죽고 난 후 임금이 내려준 이자현의 시호이다.
이 부도는 청평사를 세 번째로 중창한 고려시대 이자현(1061~1125)의 부도로 일려져 있다.
그러나 만드어진 양식으로 볼 때 1700년대 이후에 건립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자현의 생존 시기와 600년의 시간 차이가 나기 때문에 다른 스님의 부도라는 설도 있다. 기록에 의하면 이자현의 유골은
질그릇으로 만든 함에 넣어서 청평사 불쪽의 청펴익암 근처 바위 틈에 안치했다고 한다.
△
영지 명문 바위(影池銘文 바위)
이 바위의 윗면에 한문으로 지은 시가 새겨져 있다. 옮겨 적으면 다음과 같다.
심생종종생(心生種種生) : 마음이 일어나면 모든 것들이 생겨나고
심멸종종멸(心滅種種滅) : 마음이 사라지면 모든 것들이 사라지네.
여시구멸이(如是俱滅已) : 이와 같이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나면
처처안락국(處處安樂國) : 곳곳이 모두가 극락세계로구나
이 시는 스님이 깨우침을 얻고 나서 지은 시라는 뜻의 오도송(悟道頌)이라고 알려져 있다.
▽
△
영지(影池)
이 연못은 고려시대 이자현이 조성한 것으로 조선 초기 김시습의 한시에도 언급되어 있다.
영지는 전체적으로 직사각형의 연못으로, 부용봉에 있던 견성암이 연못에 비친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지금도 연못에 물결이 일지 않으면 부용봉이 물속에 그림자처럼 비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장마가 지거나 가뭄이 들어도 물이 늘거나 줄지 않았다고 한다. 이렇게 정원의 일부처럼 만든 연못을 연지라고 하는데,
사찰이나 궁궐에 이런 연못을 조성하는 경우가 많았다.
당신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을 당신의 마음에서 놓아주라.
그 상처를 더 이상 붙들지 말라.
상처를 준 사람을 어떻게 놓아줄 수 있는가?
용서하는것
그것만이 그들을 놓아주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들이 용서를 구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라.
왜냐하면
용서는 그들보다 당신 자신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 릭 워렌의 《행복으로 가는 길》중에서
07:00
출발
08:30
용산역에서 ITX를 타고 가면서 햄버거와 커피로 아침을 들고
중간중간 보이는 북한강과 익숙한 풍경을 보면서 그 언젠가 이곳을 지나던 날을 추억한다.
09:50
춘천역에 내려 청평사 가는 버스를 알아보니 동절기에는 운행하지 않는다기에 소양강댐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10:50
소양강댐에 도착
11:30
청평사가는 유람선을 타고(왕복 6,000원)
11:50
입장료 2,000원 - 청평사 계단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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