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승 제86호
화림동천(花林洞天)의 계원 거연정(居然亭)
언제 : 2016년 12월 25일 일요일
어디 : 경남 함양군 서하면 봉정리 877번지
평소 여행에서
기암 사이로 맑은물이 내리는 계곡 암반 위에 있는 정자에서 노닐기를 좋아하여 이번에는 우리나라 정자문화의 메카로
불리는 함양 화림동계곡을 찾았다.
남계서원에서 화림동계곡 가는 도중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가지 않 듯 술 좋아하는 내가 솔송주 간판을 보고도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는 그때 상황이
아직도 아쉬움 진하게 남는다.
대대로 일두 가문의 가양주인
솔송주가 유명한 것은 바로 주산의 정기를 머금은 명당수인 용출수로 만들었기 때문이라는데,
아~
나는 술꾼이 아니었다.
그 대신 화림동천(花林洞天)의 계원 거연정(居然亭)을 오래 둘러 볼 수 있어 행복했다.
화림동천(花林洞天) 가는 도중 바라본 남덕유산(1,580m)
화림동은 안의에서 장수 방향으로 난 육십령 고개를 거슬러 올라가는 계곡을 일컫는다.
원래 화림동계곡의 풍광은 ‘팔정팔담(八亭八潭)’이라 일컫는다.
여덟 개의 정자와 여덟 개의 담이 있는 계곡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정확하게 여덟 개의 정자와 담이 있었는지,
아니면 정자와 담이 많은 계곡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함양은 예로부터 좌안동, 우함양의 선비의 고장으로
이곳 화림동계곡은 해발 1,580m의 덕유산에서 발원된 금천이 흘러 깊은 계곡을 따라 8담 8정을 이루고 있었으며
냇가에 기이한 바위와 담.소를 만들고 거연정. 군자정. 동호정을 거쳐 농월정에 이르러서는
반석위로 흐르는 옥류와 소나무가 어우러져 무릉도원을 이루고 있는 곳으로 장장 60리에 이르며
우리나라의 정자문화의 보고라고 불리어지며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던 곳이다.
△
단풍으로 곱게 단장한 화림동계곡은 동천의 아름다운 모습을 잘 보여준다. 함양군 제공.
화림재 전시서 선생 유허비
거연정 현판
조선 말기의 문인, 순국지사이신 연재(淵齋) 송병선(宋秉璿 - 1836(헌종 2)-1905)의 글씨
일제가 을사조약을 강제 체결하고 국권을 박탈하자 을사오적의 처형,
을사조약의 파기 및 의로써 궐기하여 국권을 회복할 것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겨놓고 자결하였다.
깊이를 알 수 없는 검푸른 소(沼)와 나목(裸木)
1640년(인조 18)경 그는 서산서원을 짓고 거연정의 위치에 억새로 만든 초정을 처음 지었다.
화림교 앞에 세워져 있는 ‘화림재전공유허비’에는
“옛 안의현 서쪽 화림동에 새들마을이 있으니 임천이 그윽하고 깊으며 산수가 맑고 아름답다.
화림재 전공이 세상이 어지러워 이곳에 은거했다” 라고 쓰여 있다.
1868년(고종 5)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 따라
서산서원은 훼철된 이후 1872년 전시서의 7대 손인 전재학이 억새로 된 초정을 철거하고,
서산서원의 재목으로 거연정을 중수해 오늘에 이르렀다.
△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화림동 계곡의 모습이다. 함양군 제공.
거연정에서
더 갈 곳 없으면 좋겠다.
굴곡진
바위
앉아
검푸른
소(沼)
바늘 없는 낚싯대 드리우고
육십령 오가는 목마른 길손에게 세상 물정
물어
듣고
눈 부라리는 은어
초장
찍어
틉틉한 막걸리
너 한 잔
나 한 잔
걸쭉하게 권하고 싶다.
정말로
오늘은 더 가고 싶지 않다.
거연정
마루
누워
덕유산
헐떡거린 눈보라 흩날림
속
육십령 오가는 아무나
불러
들여
암벽 사이
물고기
사랑하는 소리 들으며
너 한 잔
나 한 잔
걸쭉하게 취하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떠나야 하는가 보다.
거연정 바위에서
거연정(居然亭) 계곡
이름 그대로 자연속에서 살고싶어 하는 옛 선비의 마음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듯 하다.
거연정 주위에는 바위를 뚫고 자라는 거대한 나무들을 만날 수 있다. 또 바위틈 곳곳에 피어 있는 꽃들도 행인의 바쁜 발걸음을
놓아주려 하지 않는 그야말로 자연경관 속에 정자가 들어가 있는 한폭의 그림같은 곳이다.
거연정은 1613년에 중추부사를 지낸 전시서의 공적을 기리기 위하여
후손들이 건립한것으로 정자로 가기 위하여 화림교(구름다리)를 건너는데 다리에서 내려다보는 검푸른 소와 기암괴석의 암반은
거연정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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