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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馬처럼 걷는 대구+경북 여행

(경북 평해) 관동팔경 평해 월송정(越松亭)

 

관동팔경 평해 월송정(越松亭)

 

 

 

 

언제 : 2016년 11월 17일 목요일

어디 : 경북 울진군 평해읍 월송정로

 

 

오늘이 울진 장날이라

울진에서 평해 가는 시내버스에 오르니 나이 드신 어른들이 서 계시고 비릿한 내음으로 숨쉬기 힘들다.

 

시내버스라 마을마다 멈추는데,

비린내 나는 짐이 내리면 한마디씩 하시는데 불평이 아니라 무슨 젓갈 냄새라느니 무슨 생선 상한 냄새라며

주름진 얼굴에 환하게 웃으시며 모습이 아름답다.

 

울진에서 평해가는 버스는 푸른 동해안을 약 1시간 달려 월송정 입구에 버스가 섰다.

 

 

 

울진에서 평해 가는 버스에서 

 

 

 

월송정 입구

월송정 입구에서 약 1km 월송정까지 아름드리 소나무 숲이 펼쳐져 걷는 내내

솔바람과 솔 내음으로 기분 좋았다.

 

 

월송리 소나무 숲

이 숲은 "제8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네티즌이 선정한 "아름다운 누리상"을 수상한 숲이다.

 ▽

 

 

 

 

 

 

월송정의 유래

월송정(越松亭)은 관동팔경의 하나로, 신라시대의 화랑들이 이 곳의 울창한 송림에서 달을 즐기며 선유(仙遊) 하였다는

정자로, "月松亭"이라고도 쓴다.

 

명승을 찾는 시인. 묵객들이 하나같이 탄복한 곳이라고 한다. 정자는 고려 시대에 이미 창건되었던 것을

조선 중기 연산군 때 관찰사 박원종이 중건하였다.

오랜 세월에 퇴락한 것을 1933년 옛 평해군 관사 재목으로 이축하였으나, 한말에 일본군이 철거해버렸으며,

1980년에 현재의 정자로 개축하였다.

 

월송정의 절경을 읊은 유명한 시는 숙종과 정조의 어제시, 안축.이곡.김시습.이산해의 시 등 다수가 전해오며,

그림으로는 정선의 월송정도가 유명하다.

 

 

 

 

월송정 명칭은

달빛과 어울리는 솔숲이라는 뜻(月松을 잘못 표기)에서 유래되었다는 설과 신선이 솔숲을 날아 넘는다는 뜻(越松)에서

유래되었다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정자 주변에는 해송이 숲을 이루고 있으며,

푸른 동해 바다를 바라보면 금방 가슴이 확트이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월송정의 소나무와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솟아오르는 일출 광경은 널리 알려져서 관광객과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인근에 있는 망양정과 함께 우리나라 동해안에서 몇 안 되는 일출 명소로 유명한 곳이다.

 

 

 

최규하 전 대통령 현판 글씨

 

 

 

이행 〈월송정〉 판상시

滄溟白月半浮松 - 동해의 밝은 달이 소나무에 걸려있다
叩角歸來興轉濃 - 소를 타고 돌아오니 흥이 더욱 깊구나.
吟罷亭中仍醉倒 - 시 읊다가 취하여 정자에 누웠더니
丹丘仙侶蒙相逢 - 단구의 신선들이 꿈속에서 반기네.

 

 

 

회정 전자수 〈월송정(月松亭)〉 판상시

 

顯晦宜如月 - 드러나고 감춰짐이 저 달과 같으며
守持乃若松 - 자기 몸가짐은 저 솔과 같을지니
亭兼二正學 - 이 정자는 두 가지 교훈 겸비했으니
便是道中庸 - 이것이 곧 중용의 가르침이리라.


 

 

정조대왕 어제시

 

環亭松柏大蒼蒼 - 정자를 둘러싼 송백은 울울창창한데
皮甲鱗峋歲月長 - 갈라진 나무껍질 세월이 오래로다.
浩蕩滄溟不盡流 - 넓고 넓은 푸른 바다는 쉼 없이 출렁이는데
帆穡無數帶斜陽 - 돛단배는 석양에 무수하게 떠 있구나.


 

 

安軸 詩(안축 시) 편액

 

事去人非水自東[사거인비수자동] 일도가고 사람가도 물은 자연 동쪽으로

千金遺種在亭松[천금유종재정송] 천금 같은 종자 남겨 정자 솔만 남았구나

女蘿情合膠難解[여라정합교난해] 겨우살이 정이 합쳐 떼어내기 어렵겠고

弟竹心親粟可舂[제죽심친속가용] 아우 대는 마음 친해 좁쌀방아 찧겠구나

有底仙郞同煮鶴[유저선랑동자학] 어찌하여 선랑들은 함께 학을 구웠던가

莫令樵夫學屠龍[막령초부학도룡] 나무하는 초부들은 용잡는법 배움 마라

二毛重到曾遊地[이모중도증유지] 머리털이 희여서야 놀던 곳에 찾아오니

却羨蒼蒼昔日容[각선창창석일용] 옛 모습이 그대로인 푸른 솔이 부럽구나

 

옛사람 간 곳 없고 산천은 의구한데 천년전 옛 자취 오직 송정에만 남았으며

겨우사리 다정한 듯 서로 엉켜 아니 풀고 형제대가 마음 맞아 좁쌀방아 찧는구나

어느 화랑 예 있어 학을 구워 술 나누리 초부의 도끼로서 용 잡는 것 배움 말라

머리털 절반 희어 예 놀던 곳 찾아오니 솔은 늙지 않았구나 푸르고 푸른 네 모습아

 

 

월송정에서 본 동해

 

 

 

 

 

 

 

솔숲에서 본 월송정

 

 

 

 

 

 

 

 

월송정 앞 동해바다

 

 

 

어제 본 망양정 앞바다는 파도가 거칠게 일더니만 월송정 앞바다는 잔잔하다.

거친 파도를 보며 삶의 의욕을 살구고

때론 잔잔한 물결을 보며 거칠어진 마음을 달랜다.

 

 

 

 

 

 

 

 

이번 여행의 끝에 서서

아무도 없는 끝없이 푸르른 동해를 향해 목청이 터지도록 소리를 질렀다.

대상도 없이

 

그런데

나름의 의미가 있었는지 속에 걸려 있었던 응어리가 놀라 내려갔는지 아니면 튀어 나갔는지

속이 후련해졌다.

 

 

 

울진 구산항 방향

 

 

 

후포방향

 

 

월송정 숲

 

 

 

 

 

만추의 들녘

 

 

월송리 소나무 숲

이 숲은 "제8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네티즌이 선정한 "아름다운 누리상"을 수상한 숲이다.

 

(우측 담은 평해 황씨 시조 종택)

 

월송정 입구에서 펼쳐진 월송리 아름다운 숲은

월송정을 만나려는 욕심에 부지런히 걷느라 숲을 지나쳤는데 월송정을 떠나 이젠 느릿느릿

월송리 숲길을 걷는다.

 

 

 

저 소나무도 우리 삶처럼

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젖으며 비틀비틀 악조건을 견디어 장송으로 우뚝 섰을 것이다.

나름

저 솔을 보며 나를 본다.

 

 

 

 

 

 

 

연못에 비친 소나무 숲의 반영

 

 

 

 은행잎 단풍 속에 빠진 소나무

 

 

 

평해 황씨 시조 종택의 연못

 

 

 

평해 황씨 시조 종택

 

 

 

 

관동팔경을 둘러보고 싶은 욕심이 일어난 적이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나이 60세 전에는

높은 산을 올라 몰랑에 서서 발아래를 내려다보는 일이았는데, 나이 65세에 드니 높은 산보다는

아름다운 경치를 찾아 떠나는 여행길이 좋아

이제야 관동팔경 중 남한에 있는 고성 청간정, 영양 낙산사, 강릉 경포대, 삼척 죽서루, 울진 망양정, 평해 월송정을

둘러 보았다.

 

월송정에서 바라보는 동해의 끝 없는 푸르름과 하늘 맞닿은 그곳

그리고

월송정을 둘러싼 해송 숲길도 좋았지만,

월송정 입구에서 월송정까지 붉은빛을 띤 수백 년 나이 들었을 적송 아래 무상무념으로 벤치에 앉았던 시간이

아직도 황홀하다.

 

솔직히

혼자의 여행길은 마음 편안하지만, 해 질 녘 외로움은 맞이해 본 자는 그 고독을 알 것이다.

그래도 아직 혼자 여행을 떠난다.

 

이제 돌아가면 또 다른 무엇을 바라보며 여행길을 나설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