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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황태

 

 

 

 

 

 

 

 

황태

 

 

 

본디

속이 없지는 않았을 터

 

외모도

본디 누렇게 마르지는 않았을 터

 

한때는

늘씬한 몸매에 발달된 근육으로 차가운 북태평양 연안을 휘젓고 다니는

멋장이였을

 

 

힘들고

고달팠던 날들도 지나 돌아보면

아름다웠고

 

그때는 몰랐지만

누구나

한때는 잘 나갔던 적 있다지

 

 지난밤

마신 술로 텁텁한 아침 

시원하게 우려낸 국물로 아린 속 달래며 널 생각했다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는 여정에서

넘어지면

꾸역꾸역 일어나

 

다시

가다

하염없이 눈물 흘리는

 

알몸으로

북풍한설 맞으며 얼었다 녹기를 겨우내 했을 

 

멎으면

한줌 흙도 되지 못하더만

 

갈기갈기 찟기워도

진하게 우려진 뽀얀 국물로

아린  달래주니

 

황태

너의 삶은 무릇 나보다 낫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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