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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馬처럼 걷는 부산+경남 여행

(경남 양산) 서운암 장경각(瑞雲庵 藏經閣)

 

서운암 장경각(瑞雲庵 藏經閣)

 

 

 

2015년 12월 23일 수요일

 

솔직히

서운암에 대해 아는 것은 절에서 매화꽃 아래 된장을 담은 장독대가 장관이라는 것과

봄이면 야생화로 유명한 암자라는 것이 전부였다.

 

그래서

장독대를 담고 곧 다음 행선지로 가려는데, 장경각 가는 표지가 나의 눈길을 끈다.

 

저 멀리 산 중턱에 장경각이 보이는데 오르기 힘들 것 같고 오늘 다닐 곳이 많아 망설이는데

무슨 마음에서인지 산길을 걸어 장경각까지 올라

 구름에 덮인 영축산과 확 트인 산 아래를 바라보니 이런 장관이 없다.

만일

힘들다고 오지 않았다면 이런 장관을 어디서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정말 오기 잘했다.

 

 

 

산 중턱에 있는 장경각을 향해 터벅터벅 발걸음한다.

 

 

 

장경각을 올라가는 한 모퉁이를 돌아서니 한무리 공작새가 나더러

어디선 온 누구냐고 묻는다.

 

 

 

살이 통통히 오른 토종닭들도 낯선 나를 보고

 

 

 

장경각 바로 아래 연못이 있는데 거위 두 마리는 낯선 나를 보더니 고개를 꺼떡이며 꽥꽥 소리를 지른다.

많은 절을 다녀보았지만,  서운암처럼 공작새, 닭, 거위가 있는 절은 보지 못했는데,

절에서 이런 짐승을 키워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장경각에 올라서 산 아래를 바라보니 확 트인 공간에

구름에 가린 영축산과

조금 전에 출발한 서운암이 바로 아래 보이고 낮은 산봉우리들이 구름에 덮여 장관을 이룬다.

 

아니 올라왔다면 이런 장관을 볼 수 있었을까!!!

 

 

당겨서 보니 저 멀리 취운암이 보이고 그 뒤로 통도사 성보박물관 파란 지붕이 살짝 보인다.

 

 

 

장경각(藏經閣)

건물구조는 형태로 맨 앞 건물은 부처님을 모시고 좌우 건물은 양쪽에 장경판을 보관하였으며

후면 중앙에는 미로처럼 장경판을 모셨다.

 

 

 

장경각 부처님은 머리가 파란색

 

 

 

장경각 입구

 

 

 

장경각은

유교·불교의 경전(經典)을 적은 책이나 목판(木版)을 보관하는 곳이기에

바닥은 마루로 하여 지면에서 어느 정도 띄우며, 벽체는 판자를 댄 이른바 판벽(板壁)으로 하고

여기에 수직의 가는 창살만 댄 간단한 창을 달아 실내에 습기가 남지 않도록 하고 통풍이 잘 되도록 해아하는데,

이곳은 도자기로 만들었기에 보관도 목판을 보관하는 곳과 다르다.

 

 

서운암 장경각의 16만 대장경은

성파스님이 1991년부터 2000년까지 해인사 팔만대장경 앞 뒤 판을 분리하여10년에 걸쳐 완성한 것으로,

각 대장경은 가로 52㎝, 세로 26㎝ 크기로 1200도의 불속에서 구운 도자기로 만든 것이 특징이며,

전체 대장경 숫자는 160,484장으로 아래위로 겹쳐 보관하고 있는데 일반인도 관람할 수 있다.

 

 

 

 

 

 

 

 

 

 

중앙 건물에는 장경을 미로처럼 보관하여 저절로 불심이 일어나게 하였다.

 

 

 

중앙 장경각(문 안쪽)을 나와

 

 

 

 

 

 

 

중앙 장경각 창틈으로 바라본 장경각 불상을 모신 건물

 

 

 

장경각 건물 형태

 

 

서운암 주변이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아 서운암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음

 

 

 

'장경각이 품은 33 비천상 전'

 

장경각을 나오니 한쪽에 전시장이 있는데,

그 전시장에는

천연 염색의 천들과 야생화를 그린 그림과 도자기들 그리고 공예품들이 아름답게 전시되고 있었는데,

특히 목각인 '장경각이 품은 33 비천상 전'이 눈길을 끌었다.

 

 

 

서운암 감원 동진스님이 전시기획한

장경각이 품은 비천상전은 국내 유일의 비천상 조각가 허길량 목조각장의 작품 33개가 전시되고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비천은 천상과 불국토의 세계에서 주악을 울리고 산화(散華)하며 춤추는 형상이 기본이다.

여기에 공경과 찬탄을 일깨우는 미묘한 소리가 조각에 가미된다.

 

 

 

허 작가는 소리 뿐 아니라 진귀한 맛, 향기로운 향, 형형색색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가득채우는 공양의 극치를 비천상에 담는다면서 주악, 산화, 공양, 찬탄이 비천상 조각의 주제어라고 말한다.

 

이어붙임이 세심한 선을 따라 눈길을 사로잡는 비천상은

천상계에 살며 천의를 걸치고 보상화가 구름처럼 피어오르고 영락을 휘날리고 주악을 연주하며 꽃을 뿌리며 공양을 하는 형태이며,

세밀하고 복잡한 조각으로 참솔 나무를 통 조각하는 비천상은 작업기간이 상당하다.

 

 

서운암 동진스님은 비천상은 불교와 관계가 깊어 불교와 관련된 고구려벽화와 통일신라의 범종에서 그 존재가 확인된다면서

비천상의 환희적인 표현은 고려시대에 오면서 사찰의 범종에 많이 표현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작품에 대해 허 작가는

의습과 문양이 얇고 가늘며 날카롭게 구름을 타고 날아 천의 자락이 바람에 휘날리는 기교를 사포를 사용하지 않고

조각도의 칼날만으로 표현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조각이 완성되고 마감처리에서 소나무 질감과 전통 옻칠의 결합을 위해 정제칠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서운암은 된장으로 유명하며 특히 수많은 장독은 장관을 이루는데,

도자기를 구워 만든 대장경을 보관한 장경각과 많은 조각품 그리고 수예품 등을 전시하여

 다른 절과는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다.

 

 

전시장을 나와 서운암과 주변 경관을 본다.

만일

날씨가 좋았다면 주변이 다 보여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울까?

허지만 안개에 가리운 풍경도 좋다.

 

서운암 아래 골짜기에 취운암이 보이고 그 뒤 골짜기에 통도사 성보박물관 푸른 기와지붕이 살짝 보인다.

이젠

서운암으로 내려가 다음 행선지인 사명암으로 가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