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서오릉(西五陵) 둘레길
사적 제198호
앞에서 장희빈의 묘인 대비묘까지 블로그에 올렸으니
이젠
약간의 비탈길 산을 넘어 우리나라 왕릉에서 특별한 우허제 능으로 조성된 홍릉과 서오릉에서 처음으로 능이 조성된 창릉
그리고
약 한 시간 정도 호젓한 서어나무길과 소나무길을 걸으며 겨울 풍경을 담고
출구로 나간 다음 제실 우측에 있는
숙종과 제1계비인 인현왕후 그리고 제2계비인 인원왕후가 묻힌 명릉으로 간다.
햇볕이 났다가는 금방 눈발이 날리는 날이다.
홍릉(弘陵)
조선 제21대 임금인 영조의 원비 정성왕후 서씨(1692~1757)의 능이다.
정성왕후는 서종제의 딸로 30세에 세제빈이 되었다가 영조가 임금이 되자 왕비로 책봉되었다. 정성왕후는
66세에 창덕궁에서 세상을 떠났다. 숙종의 능인 명릉의 양식을 따라 병풍석을 두지 않았으며 무덤가에는 4각 장명등을 두었는데,
석물의 규모는 작은 편이다. 능의 전체적인 배치는 쌍릉 형식아나, 능침 왼쪽이 비어 있는 것은 영조가 생전에 정성왕후와 함께
묻히려 우허제(右虛制)를 쓰도록 했기 때문이다.
우허제 : 왕비가 먼저 승하하여 능을 조성할 경우, 왕이 훗날 왕비와 함께 묻히기 위하여 능의 오른쪽을 비워두는 것
영조 33년(1757) 2월 숙종의 두 번째 계비인 인원왕후가 죽은 지 불과 20일 만에 영조의 왕비 정성왕후가 죽는 등
한 달 사이에 두 번의 국장을 치를 때,
영조는 혼인 첫날밤에 소박을 맞고 평생 독수공방으로 지내다가 죽은 왕비의 홍릉을 조성하면서
사후에 자신이 묻힐 능지도 만들었다.
영조는 정성왕후와 함께 묻히려고 우허제로 홍릉을 조성했으나, 정작 영조는 동구릉(원릉)에 있는
정순왕후와 함께 묻혔다.
정성왕후 홍릉
홍릉은 조선왕조 왕릉 중 유일한 우허제의 현장으로서
병풍석이 없이 12칸의 난간석, 2쌍의 석양과 석호, 3면의 곡담, 장명등이 있다. 홍릉을 조성한 이후부터
이곳을 서오릉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창릉(昌陵)
조선 제8대 임금인 예종(1450~1469, 제위 1468~1469)과 계비 안순왕후 한씨(?~1498)의 능으로
서오릉의 영역 안에 최초로 조성된 능이다. 예종은 재위 1년여 만에 20세로 세상을 떠났다. 안순왕후는 한백륜의 딸로 예종이
임금이 되자 왕비로 책봉되었고 성종때 대비로 책봉되었다가 연산군 때 세상을 떠난 뒤 창릉에 동원이강릉(東原異岡陵)형태로
안장되었다. 정자각에서 볼 때 왼쪽이 예종의 능침이며, 오른쪽이 안순왕후의 능침이다.
동원이강릉 : 왕과 왕비의 능이 정자각 뒤편 좌우의 서로 다른 언덕에 조성된 능
조선국 예종대왕 창릉 - 안순왕후 부좌강
△
(문화재청 자료)
서오릉 둘레길 - 서어나무 길은 창릉을 벗어나 산 중턱을 오르다 꺾어 다시 익릉으로 내려가는 길로
도중의 풍경을 담는다.
서어나무 길을 벗어나니 이젠 소나무길이다.
그런데
소나무들이 하나같이 누구에게도 구속 당하지 않고 자유롭게 활개를 치고 있어 정겹다.
뜬금없이 산새 9마리가 나타나 내 앞길에 앉아 도란거리며 노닥거린다.
아마도
혼자 호젓한 산길을 걸으니 외로울까 길동무를 하려나 보다.
거의 한 시간 동안 사람 구경을 못 하고 혼자 걸었는데 난데없이 20여 명의 남녀 산인들이 나타나니
반갑기도 하다.
불쑥 나온 바위 아래 누군가 가느다란 막대기를 두 개 받쳐 둔 해학이 부럽고
그런 여유스러움이 좋았다.
창릉에서 익릉까지 길은 산책코스로 참 좋은 곳이었다.
날씨가 눈이 내렸다가 햇볕이 나니 이 호젓한 산길을 걷는 사람이 없어 혼자 한 시간 정도의 산길을 걸으며
겨울 풍경을 담았다.
이젠
출구로 나가 재실과 숙종과 인현왕후의 능인 명릉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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