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툰 자작詩

지렁이의 꿈

 

 

 

 

 

 

 

지렁이의 꿈

 

 

마음 울적할 적엔

언덕

올라

 

사막

건너

이 세상과 다른 세상을 바라보았다

 

그곳은

사랑과 웃음이 넘치는

 세상이었다

 

중복

지나

장맛비 내리던 날

 

시기와 탐욕에

절은 

 냄새나는 곳과 작별하고 

 

두려웠지만

아득히 보이던 새로운 세상을 향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떠난 지렁이

 

이상의 추구에 목말라

꿈틀꿈틀

하루 이틀 사흘 나흘 그곳을 향해 기었

 

 염천

뙤약볕은

그늘에서 피하고

 

바람부는

저녁

별들과 얘기하며 쉬어도

 

삭신은

나날이

 야위어 갔다

 

가까이 보였던

그 세상은

사하라보다 험하고 멀었다 

 

희망도

사랑도

미움도

고독도

 

살아있는

순간

유혹이며 나락(奈落)이었다는 것을 안다

 

조금만 더 힘 내면

그리던 곳

닿을 것 같아

 

하나님께 두 손 모아 무릎 끓고

부처님께 허리 뻐근하도록 절하며

알라에게 

머리 박고 죽음이 득실거리는 사막 무사히 건너게 

 간구하였다

 

 장마 그쳐

 삭신 찌뿌둥한

 

보도

지렁이 한 마리 S자로 누워있는데

 

날파리

부지런히

을 하고 있었다

 

 

 

 

 

 

 

 

 

 

'서툰 자작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바라기  (0) 2015.09.17
가을  (0) 2015.09.09
개망초꽃  (0) 2015.07.27
커피를 내리며  (0) 2015.06.27
장미와 가시  (0) 2015.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