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망초꽃
장맛비
홀딱
맞으면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개망초꽃
볼
때
태풍
불어
속절없이 허우적거린
개망초꽃
볼
때
가난했으나
거룩했던 어린 날
도시락 속
뜬금없이
개망초꽃 활짝 웃고 있을 때
철없던
날
무너진 약속처럼
향기롭거나 아름답지 않지만,
두고두고
그리운
꽃
여기저기
피어
귀함 모르지만
덧없이 잊히어 가는 것들이
마음 잡는
꽃
사람 노릇 못하고,
나이 들어
맥없이 서럽고 옛일 그리울
때
개망초꽃
보며
마음을 다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