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내리며
살면서
뚜렷이
누굴 애타게 기다려 보지 않았는데
그대
알고
기다리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어떤
약속은 없었어도
오가는
누구에게라도 웃어주며
식어버린
커피 잔
만지작거리며
맥없이
혼자 기다려보는 시간이
향그럽습니다.
창밖
잔잔한 호수 바람 내어 들꽃 피울 때
기다림은
카푸치노
한 잔
마시는 일이며,
기다리다
노을
어둑해지는 방안 찾아올 때면
에스프레소
한 잔
마심입니다.
누구는
향기 좋아
마시고
누구는
맛이 좋아
마신다지만
행여
늦게라도
그 향기 따라 오실까
오늘도
여과지 통과하는 세상사
들으며
함께
마실
커피를 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