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모르는 그 사람처럼
바램은
어둠 내리면 살포시 고개 든다.
비와 바람에
흔들리고
젖다가도
어둠 내리면 농익은
여인
되어
볼품없는 내 삭신
하나
둘
거죽 벗긴다.
문풍지 홀로 우는
산골
오두막
바닷물 멋대로 들락거린
이름없는
포구에도
아,
내가 모르는 그 사람에게도
나의
새싹은
돋아
정적(靜
체
발가벗은 나를 훔쳐보며
보타진
가슴
오메
어짜끄나
그 가슴
하나
둘
등불이 된다.
아,
내가 모르는 그 사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