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公州) 황새바위 순교성지
언제 : 2015년 1월 23일 금요일
어디 : 충청남도 공주시 왕릉로 118
공산성에서 무령왕릉 방향 제민천(濟民川)을 지나면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황새바위 순교성지'가 있어
조용히 둘러본다.
금강의 지류인 제민천을 내려다보며 놓인 황새바위 성지는
신경쓰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쉬울 만큼 평범하다. 입구에 세워진 예수성심상이 아니라면 작은 언덕쯤으로 생각할 수 있다.
'성지'라 하면 으레 떠오르는 성스럽고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달리,
그저 무심한 듯 자리 잡고 있어 더 특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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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바위 성지
예전에 황새들이 많이 서식해 황새바위라고 불렸지만,
항쇄(項鎖 : 죄인에게 씌우던 형틀. 칼)를 쓴 죄수들이 이곳에서 많이 처형되었다고 해서 '항쇄바위'라고도 불렸었다.
천주교 박해 시절 당시 공주의 감영(監營)은 영남, 호남, 충청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서 끌려온 천주교인들을
이곳 황새바위에서 처형했었다.
황새바위 성지 입구
좌측 계단은 황새바위로 올라가는 길이며, 우측 건물은 성당으로 성당 안으로 걸음을 옮긴다.
성당내부
성당 벽에 걸린 예수의 고난 그림이 다른 성당과 달라 담아본다.
감영은 경각심을 주고자
사형당한 순교자의 머리를 나무에 오랫동안 매달아 놓았으며,
버려진 시신들로 제민천이 붉게 물들었다 하니 그 참혹함은 말로 다 하기 어렵다.
1866년 병인박해와 그 이듬해까지 수많은 순교자가 처형됐고, 지금까지 이름이 밝혀진 순교자만도 337명에 달한단다.
황새바위 성지 사무실
순교자의 광장은
가운데로 나 있는 돌계단 끝의 작은 석문(石文)으로 들어가면 볼 수 있다.
순교자의 광장
광장은 제법 굵직한 소나무와 잣나무가 둘러싸고 있다.
넓은 광장 잔디밭 양쪽 끝으로는 한국천주교 200주년을 기념해 세워진 순교탑과 무덤 경당이 있다.
순교탑(殉敎塔)
순교선열들이 하늘나라를 얻기 위하여 갖은 고난을 겪으면서 자기몸을 파기하고 오로지 주님의 십자가 진리만을
따르신 높은 뜻을 기리고 이를 본 받기 위하여 한국교회 200주년이 되는 해에 이 탑을 세우다.
높이 13.8m의 순교탑은 순교자들이 받은 칼과 세상의 유혹에 맞서는 순례자 자신에 대한 칼을 맞댄 형상이다.
45도의 경사의 가파른 41개의 계단은 ‘나를 버리고 하늘에 다가가는’ 의미를 형상화했다고 한다.
이름 모를 신자들의 고통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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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경단 내부에는 건축물 완공 당시까지 이름이 밝혀진 순교자 248위의 이름이 새겨져 있고,
예수의 무덤을 재현한 석관(石棺)이 있는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단다.
↑ 석관(천주교 성지기행에서 사진 가져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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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당 옆에는 일렬로 12사도를 상징하는 ‘열두개의 빛 돌’이 세워져 있다.
무덤경당 옆으로 나 있는 낮은 언덕은 야외 성당으로 향하는 빛의 길로, 위로 올라가면
야외성당과 순교자의 모후 동상이 있는 황새바위 광장으로 들어선다. 야외성당도 12 사도를 의미하는 화강암 12개가 놓여있다.
이 광장은 황새바위 성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어서 공주 시내 전경이 눈에 다 들어온다.
황새바위에서 본 공주시내
공주 중학교 방향
저 건너편에 공산성이 보인다.
제민천이 흐르는 공주 시내풍경
황새바위 성지 내에는 Cafe MONTMARTRE가 있어 인상적이다.
몽마르트 카페
황새바위 성지에는
2014년 8월15일 광복절을 맞아 아시아 주교단과 교황청 추기경 등 80여명이 황새바위 순교성지를 방문했고,
프란치스코 교황 집전의 시복식에서 시복된 두 분의 순교자를 기리기 위한
부활 소성당이 신축 중이다.
제민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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