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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작詩

그리움

(2014-10-26 아내가 손자와 헤어짐이 아쉬운데, 손자는 졸리다.)

 

 

 

그리움

 

 

아직

하룻밤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그놈

 아름다운 모습이 어른거린다.

 

아내는

혼자

딸과 그놈이 머물던 방

청소하면서

 

서툰 딸 젖꼭지를 빨아대며

울고

웃던

그놈이 그리운지

 

몰래

울다가

 촉촉이 젖은 눈을 나에게 들켰다.

 

나는 할아버지,

 

근엄하고

인자한

그놈의 할애비.

 

밤이 그윽하니

그놈이

두 팔과 두 발로 파닥거리는 모습이 더는 참지 못하고

나의 문을 두드려,

 

문을 열어 보고

닫고

피우지 않던 담배에 불을 붙이고,

 

올봄

아내가 담근

뽕나무 오디술 두 잔을 거푸 마셔도

뇌는

말똥하다.

 

달콤한 그놈 냄새가 난다.

 

갓난이의 내음은

바로

 하늘 내음.

 

그놈은 갓난이,

 

나는

나이 든

간난이.

 

조심히 와락 안아

쪽쪽 빨면

 귀찮아 짜증 내던

그놈

 보고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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