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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馬처럼 걷는 서울 여행

(서울) 천축사(天竺寺) 가는 길

천축사(天竺寺) 가는 길

 

 

언제 : 2014년 8월 14일 목요일

어디 : 서울 도봉구 도봉1동 549번지

 

포대능선에서 도봉의 위용을 보려는 일은 비와 안개로 한낮 꿈이 되었다.

무려 2시간을 자운봉 아래 머물다

결국

그 자태 확연히 보지 못하고 하산 길에 조선 태조 이성계가 100일 기도를 올리고 왕위에 올랐다는 천축사에 들렀다.

도봉산을 자주 다니지만 천축사를 보지 못했는데,

오늘 도봉산을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덕분에 천축사를 볼 수 있어 다행이다.

 

 

자운봉에서 너무 늦게 하산하는 바람에

16:30

천축사에 들렀다.

날이 좋았으면 많은 사람이 있었을 터인데, 오직 나 혼자이다.

 

 

천축사 가는 길 / 목필균

먼 산빛을 친구 삼아

도봉산에 오르면
천축사 가는 길은 열려있다.

 

젊은 까치 소리에 눈웃음 치고 이름 모를 풀꽃에도 손길을 주며
한 걸음 한 걸음 산길을 걸으면 노래하듯 흘러내리는 맑은 물소리가

오히려 내 갈 길을 재촉하니 재미있다.

도봉산을 품어 안은 천축사의 끝없는 도량을 향해
일상의 상념들을 날려보내면
근심은 바람 되어 맴돌다 사라진다.

티끌 같은 몸뚱이에 자리잡은

바위 만한 욕심덩이가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되돌아보는 시간.

천축사 가는 길은
언제나 감사한 마음으로 충만하다.

 

 

저만치 천축사 일주문이 보인다.

 

 

 

도봉산 천축사 일주문 현판

색칠이 없이 목각판 그대로 두어 인상적이다.

 

 

천축사 입구

 

 

 

 

 

 

요즘처럼 마음이 어지러울 때

혼자

깊은 산골을 찾아 혹은 높은 산을 찾아 정처없이 걷고 걷는다.

그러다가

숨은 듯 고즈넉한 절을 만나면

불상 앞에 두 손 모와

삶에 찌들어 냄새 난 몸이지만, 고개 돌리지 마시고 받아주소서.

오늘

시작부터 끝까지 부처님께서 저의 발걸음과 행동, 의롭지 않은 어떤 것과도 타협하지 않도록 지켜 주시고,

 모든 사람이 웃을 수 있는 오늘을 허락하소서.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이렇게 기도를 올린다. 

 

 

선인봉이 바로 아래 천축사가 있다.

선인봉이 천축사를 내려다 보고 있는 풍경이라 이성계가 영험함을 얻기 위해 기도를 올렸을지도 모르겠다.

 

 

 

 

 

 

천축사 풍경

 

 

 

 

 

 

 

 

 

 

천축사 샘물을 조그만 음료수 두 통 받아 배낭에 넣었다.

 다음 산행 때 얼음물을 만들어 유용하게 마시려고 집 냉동실에 얼리려고 한다.

 

 

 

 

 

 

 

 

 

 

원통전

 

 

 

독성각

딱히 무엇을 하는 곳인지 모르나, 다른 절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건물이다.

 

 

산신각

천축사 산신각은 단을 쌓아 올려 그 위에 산신각을 세워 인상적이다.

 

 

천축사 지붕들

 

 

옥천 석굴원(玉泉 石窟園)

이곳에 옥천이 있는데, 너무 적막하고 혼자라 옥천수를 마시지 못했다.

 

 

 

 

 

 

 

 

 

 

 

 

 

심건당

 

 

 

3층 석조건물이 무문관(無門關)

일반인 출입금지 구역으로, 이 무문관은 부처의 설산 6년 고행을 본받아 한 번 들어가면 4년 혹은 6년동안

문을 닫은 체 면벽수행을 하는데, 방문 밖의 출입은 일체 금지하며

먹는 음식도 창구를 통한다고 한다.

 

 

범종각

 

 

 

천축사 숲의 터진 틈으로 멀리 불암산이 조망된다.

 

 

 

 

 

 

 

 

 

 

 

 

 

 

 

 

 

 

 

 

 

 

 

 

 

 

 

천축사는 번잡하지 않은 고즈넉한 절이다.

일상에 지치고 힘들 때 가끔 찾으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것 같다.

특히

요즘 대한국민은 세월호 참사와 윤일병 구타 사망 사건의 은폐로, 정부의 무능함과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지 못한 정부라는

실망감으로, 마치 목자 잃은 양떼처럼 대한국민의 정체성마저 흔들리고 있는데,

이럴 때

도봉산을 품어 안은 천축사를 찾으면

모든 걱정 근심은 바람되어 맴돌다 하늘로 사라질 듯하다.

 

도봉산행을 할  때마다 궁금했던 천축사였는데, 둘러 볼 수 있어 다행이며 늦은 발걸음을 서둔다.

18:00

도봉산역에 도착하다.